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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5일 광화문 촛불집회 모습[사진= 윤경진 기자]
24일 JTBC 뉴스룸은 'JTBC뉴스'위수령 관련 문건 보도' 사실 관계 왜곡한 건 누구인가'라는 반박 보도를 내보냈다.
진상을 알기 위해선 20일 뉴스부터 더듬어야 한다. 이날 JTBC는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국방부가 위수령과 병력 출동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군병력을 투입해 촛불집회를 진압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충격적 내용이었다.
SBS: 국회의원 요청이라는 중요한 맥락 빠져
23일 SBS는 군이 스스로 위수령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청으로 만들어진 문건인데 JTBC가 '국회의원 요청'이라는 중요한 맥락을 빠트렸다고 반박 보도했다.
하루 뒤 JTBC는 '사실 관계 왜곡한 건 누구인가'라면 SBS보도를 재반박한다. 하지만, 국회의원 요청으로 위수령 관련 문건이 검토된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것에 입을 다물었다.
먼저 의혹의 중심에 선 국방부는 JTBC 최초 보도 다음 날인 21일 "위수령이 위헌·위법적이고, 시대 상황에 맞지 않아 폐지하겠다"며 "군병력 투입이나 무력진압 관련 논의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진술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SBS는 "'촛불집회에 즈음해 이철희 의원의 검토 요청에 따라 국방부가 위수령이라는 제도를 검토했다'와 '촛불집회 기간에 국방부가 스스로 위수령을 검토했다'의 의미는 천양지차"라며 "전자가 팩트인데도 JTBC는 '이철희 의원의 검토 요청'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마치 군이 자발적으로 촛불을 진압하기 위해 위수령을 검토한 것처럼 보도했다"며 비판했다.
실제 JTBC 최초보도가 나간 후 시민들은 촛불집회 당시 군이 자발적으로 병력 동원을 검토한 것만으로도 분개했다.
JTBC: 맥락 자르고 보도한 건 누구?
24일 JTBC는 "맥락을 자르고 보도한 건 SBS"라며 재반박했다. 이 의원은 국방부 위수령 폐지 여부 검토만 요청했지만 국방부는 병력 출동 문제까지 검토해 관련 문건까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JTBC는 "이 의원은 '병력 출동 문제를 검토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면서 "그런데 이 의원의 서면 요청에 따라 병력 출동 관련 검토 문건까지 만들어진 게 팩트인 것처럼 (SBS가)보도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이렇다. 이 의원이 촛불집회 당시인 2016년 11월 국방부에 위수령 폐지 여부에 대한 검토를 두 차례 요청했다.
국방부는 2017년 2월 '위수령에 대한 이해'와 '병력 출동' 등 두 건의 문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의원이 해당 문건을 입수한 것은 2018년 3월이다. 뒤늦게 요청 자료를 받은 것도 아니고 국방부 감사관실 자료를 확보했다.이 의원은 JTBC와 인터뷰에서 "국방부에 요청한 건 위수령의 폐지에 대한 국방부 입장이었다"며 "요청하지도 않았던 내용, 질서유지를 위한 군병력 출동에 대한 검토를 당시 장관이 지시했고 문건이 작성됐다"고 밝혔다.
JTBC는 "JTBC가 보도한 문건은 지난해 이철희 의원의 요청과는 관련 없는 병력 출동에 관한 문건이고, 또 모두 최근 국방부 감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이라며 "이철희 의원은 지난해에 이들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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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SBS]
JTBC가 보도한 국방부 문건은 이 의원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위수령' 문건이 아닌 '병력 출동'에 관한 문건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JTBC는 '위수령'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SBS가 주목한 점은 JTBC가 이 의원이 요청한 사실을 빠트리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제도에 대한 내부 검토 문건을 앞뒤 자르고 병력과 무기 관련 언급만 뽑아낸 뒤, 군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에 올라타 보도했다"며 JTBC를 거세게 비판했다.
실제 JTBC는 이 의원 요청으로 위수령 폐지 문건이 만들어진 사실을 거론 안 한 것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다.
SBS의 보도도 틈이 있었다. 국방부 문건은 이 의원의 요청 후 1년이 지나서야 알려졌다. 그것도 이 의원에게 답변이 온 것이 아니라 국방부 감사관실 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이 의원이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해 국방부가 이 의원의 요청으로 해단 문건을 만들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지난 22일 SBS는 '군이 위수령 검토? 무엇을 위해 군을 흠집내나'라는 취재파일에서 "국방부가 위수령 검토자료를 이 의원실에 즉각 전달했다"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가 삭제했다.
JTBC는 SBS가 이 의원의 설명을 들고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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