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픽①] 배우 하윤경 “조성하 선배님 정말 젠틀하신 분…성소수자 역할 조심스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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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8-03-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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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윤경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신비롭고 몽환적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서늘한 모습. 신인 배우 하윤경에게 느낄 수 있는 이미지다.

배우 하윤경은 이름도, 외모도 매우 생소하다. 그러나 이미 충무로, 독립영화계에서는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연기 경력은 꽤 되지만, ‘신인’이라 붙이는 이유는 대중매체에서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탓일거다.

그러나 하윤경은 독립영화계에서는 늘 주인공의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력을 중요시하는 독립영화에서의 주인공을 맡는다는 건 영화계에서는 이미 인정받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예일 터. 하윤경은 최근 영화 ‘타클라마칸’에서 대선배 배우인 조성하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해외 영화제 출품을 위해 작품을 만든 감독의 뜻에 따라 조성화와 마찬가지로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노개런티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있는, 대중적이진 않겠지만 이미 노련한 배우로 변신한 하윤경을 최근 서울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마주했다.

하윤경은 자신을 “독립영화 쪽에서 쭉 연기를 해왔다. 대중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주로 연극무대나 독립영화에서 얼굴을 많이 비쳤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상업영화를 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윤경의 상업영화 대표작으로는 2015년 개봉한 ‘소셜포비아’다. 변요한, 이주승, 류준열 등 대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하윤경이 출연한 영화 ‘타클라마칸’은 재활용 수거 일을 하는 태식(조성하 분)과 노래방 도우미로 살아가는 수은(하윤경 분)이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뒤 마주하게 된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하윤경은 ‘타클라마칸’에 대해 “중국에 있는 사막의 이름이라고 하더라.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이라고 들었다. 겉보기에는 장관이지만 막상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는 곳이다. 현실과의 접점이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면서 “내가 맡은 수은은 노래방 도우미인데 성소수자에 사회적 약자다. 또 태식 역을 맡은 조성하 선배님은 건설회사 소장이었지만 현재는 재활용 수거 일을 하는 인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인데 두 사람이 우연히 노래방에서 접대여성과 손님으로 만났는데 각자의 현실에 쌓여있떤 울분이 우연찮게 서로에게 튀게 되면서 일어난 비극을 그려낸 영화”라고 소개했다.

‘타클라마칸’은 저예산 영화다. 촬영 기간도 단 2주였다. 그는 “2주안에 영화를 다 찍어야 해서 저말 힘들었다. 그래서 아쉬운 점이 많긴 하다. 연기적으로도 테이크를 많이 못 가서 너무 추운데 가을옷을 입고 촬영을 하는 장면도 있어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환경이 열악했고 잠을 못 자고 촬영을 하기도 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다면 왜 ‘타클라마칸’을 선택하게 됐을까. 하윤경은 “오디션을 봤다. 처음엔 소재도 너무 세고 기간도 짧아서 배우로서 도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가 세면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고, 특히 요즘엔 젠더 문제가 민감하지 않느냐. 그래서 혹시나 부각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연기적으로 시간이 부족해서 퀄리티까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오디션을 보자고 했고, 큰 도전과 성장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명해질 수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정말 예술 영화라고 하셨고 해외 영화제 출품이 목적이라고 하셨다. 출연 결정이 되고도 사실 고민을 했다. 힘든 영화라고 느꼈다. 이 역할 정말 힘들텐데, 혹시 배우를 하는 것에 있어서 정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멘탈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자극적이었다. 도전의식이라고 해야할까. 이 영화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것 보다 제게 좋은 경험이 되겠따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솔직한 소신을 전했다.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노개런티’라는 상황에서도 불평하지 않았다. 다행히 대선배 조성하와 함께 할 수 있어 한발짝 연기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조성하에 대해 “이렇게 대선배님과의 많은 분량의 연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걱정을 했다. 혹시나 불편하거나 무서울까봐 걱정했었다. 그런데 정말 젠틀하신 분이었다. 또래처럼 편하게 대해주셨다”면서 “유머감각도 있으시고 분위기를 항상 밝게 만들어주셨다. 그런 부분이 정말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연기할 때도 제가 불편하고 긴장할까봐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다가와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하윤경의 바람대로 ‘타클라마칸’을 통해 많이 배웠다. 그는 “진짜 영화는 근성이구나 싶었다. 배우는 정말 의지가 있어야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영화를 다 찍고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노력한 게 헛된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면서 “극중 수은은 제 성격과 너무 달랐다. (동성)애인에게 헌신적인 캐릭터인 것에 반해 제 실제 연애 스타일은 쿨 한 편이고 연연하지 않는다. 영화 안에서는 소녀같은 모습이고 사랑꾼이지 않느냐”고 웃었다.

하지만 어떤 연기든 허투루 하지 않았다. 하윤경은 동성연애자를 연기하기 위해 조심스러웠지만, 그래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하윤경은 “영화 안에서는 소녀같은 모습도 있고 사랑꾼이지만 또 너무 동성연애자다 보니 전형적인 레즈비언의 모습을 보이면 안 되려고 노력했다. 수동적이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 역시 영화를 처음 만드실 때 원래 여성적인 캐릭터를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진취적이고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여성을 그리고 싶었고 제 캐릭터를 너무 사랑하지만 다 당하고 있거나 그러지만은 않고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인물로 연기했다. 제 성격과 다른 부분도 있어서 연기하기에 어려운 점도 있긴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연기를 위해 참고한 부분은 없었을까. “주변에도 (동성연애자분들이) 조금 있었기 때문에 원래 위화감은 없었다”고 말한 그는 “아무래도 애정신 촬영할 때는 좀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상대 배우와 계속 친해지려 노력했고 데이트도 많이 했다. 제일 중요한 건 성소수자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설레는 사람이라 생각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저예산,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한 하윤경도 상업영화 출연에는 당연하게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어떤 배우든 대중들과의 접촉을 싫어할까. 그러나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하윤경은 “상업영화를 많이 하고 싶기도 했다. 사실 영화 현장에서 배우는 경험이 있는데 독립영화 역시 상업영화 못지않게 현장감이 있다. 그 안에서도 캐릭터를 연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독립영화를 하면서 그런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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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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