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다산동 ‘택배대란’ 누리꾼들 말 종합해보니 ‘애초 건설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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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4-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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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남양주시 다산동 아파트 단지가 때 아닌 택배 대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애초 아파트 설계에 문제가 많았던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9일 닉네임 ‘옆집오빠’를 쓰는 누리꾼은 보배드림 게시판에 ‘택배기사입니다. 남양주 다산동 택배사건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아침에 출근하니 본사에서 공문이 왔다. 남양주 다산동 아파트로는 아예 물건을 못보낸다는 공문이었다’면서 ‘전 택배회사가 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말은 몇몇 이기주의 사람들 때문에 다른분들도 택배를 못 받게 됐다는 것인데 안타깝다’고 적었다.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꼬시다’, ‘무릎꿇고 빌어도 보내주지 말길’이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다산동 아파트단지 안에는 인도만 있을 뿐 지상에는 택배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차도가 없다. 대신 지하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택배차량의 화물칸 높이보다 낮은 지하주차장 높이로 인해 차량진입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현재 다산동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차로 높이는 2.3m다. 국토교통부의 법령이 지정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층높이 규격과 일치한다, 하지만 택배 차량으로 사용중인 ‘탑차’의 높이는 약 2.5m~3m에 달해 진입이 불가능하다.

현재 주민들은 택배차량의 차고를 낮추거나 카트를 이용한 배달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차고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상당수 택배 기사는 자신의 화물차나 임대한 화물차로 택배 일을 의뢰받는 ’지입 기사‘들이다. 회사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형태가 아닌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아서 소득을 내는 구조다.

즉 화물칸의 높이를 낮추면 운송할 수 있는 수량이 줄어 수입도 적어진다. 택배회사로부터 받는 배송 수수료는 건당 8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직접 카트를 끌고 택배를 운반할 경우 배송 시간이 길어져 운반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거나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해야한다.

주민들 입장에서도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에 택배차량이 진입할 경우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어 반대하고 있다.

논란을 더 키운 것은 택배차량 ‘통제협조’ 안내라는 글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입주자들이 갑(甲)질에 나선것으로 오인됐기 때문이다. 안내문에는 ‘우리 아파트 최고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 지상에 차량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주민 여러분께서는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아래 사항 협조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협조사항은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정문으로 찾으러 오던지 놓고 간다고 전화나 문자가 오면 “카트로 배달이 가능한데 왜 찾으러 가느냐, 그건 기사의 업무 아니냐”며 되묻도록 돼 있다. 또 반송하겠다는 택배기사가 있을 경우 “카트로 배송이 가능한데 걸어서 배송하기 싫다고 반송한다는 것은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따지도록 했다.

한 입주자는 “좋게 해결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인데 일부 관리소에서 이런 글을 내놨고 공론화 돼 주민들만 갑질 가해자로 욕을 먹고 있다”면서 “해당 사안은 애초 건설사의 설계문제로 보인다. 주민들 역시 이에 공감하고 택배차량 진입을 두고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가 탑차 높이보다 낮다. 애초 설계부터 문제가 있다”면서 “일부 단지의 경우 주민들이 택배차량 진입을 허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단지의 경우 의견들이 달라 이를 매듭짓는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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