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건, 검사들은 지금] 장자연 사건 지휘부...줄줄이 승진 후 로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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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18-04-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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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과거사위…장자연 리스트 사건 재조사 지시

  • 당시 대검차장·지청장·차장검사 지금은 어디에?…3명 로펌·1명 개인사무실

[사진=연합뉴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최근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지시했다. 2009년 당시 검찰의 석연찮은 불기소 처분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건은 2009년 3월 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당시 '꽃보다 남자'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아가던 신인 탤런트인 장씨가 자택에서 목을 매 생을 마감했다. 장씨 자살은 초기에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경찰은 우울증에 의한 단순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후 전 매니저 유모씨가 공개한 '장자연 문건'이 세상에 나왔다. 유서에는 재계 인사들과 언론관계자들에게 성 상납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파문 직후 4개월 넘게 장자연 사건을 조사한 분당경찰서는 2009년 7월 수사 선상에 오른 17명 중 소속사 전 대표, 전 매니저, 금융인 2명, 드라마 PD 2명 등 모두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그해 8월 19일 소속사 전 대표와 전 매니저를 각각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을뿐 나머지 혐의자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번 검찰 과거사위의 재조사 결정에 따라 검찰은 불기소 처분 당시로 돌아가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장자연을 향한 접대 강요', '장자연 계좌에 입금된 고액 수표', '불기소 처분' 등이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에는 연예 기획사 관계자, 언론사 관계자, 경제계 인사 31명이 접대를 받았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당시 이들은 출석을 거부하고 강제수사도 받지 않아 장씨 사건의 핵심인 '술 접대', '성 상납 강요' 등으로 법적 처분을 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불기소 처분 당시 검찰총장-수원지검장-성남지청장-지청 형사부장 등 지휘라인에 있었던 검사들은 누구였을까.

불기소 처분일인 2009년 8월 19일 당시 검찰총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을 지고 제36대 임채진 검찰총장이 2009년 6월 3일 사퇴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 공석 상황에서 검찰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당시 차동민 대검차장이었다. 대검차장의 역할은 검찰총장을 보좌함과 동시에 검찰총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그 직무를 대리하는 것이다. 수원지검장이던 그는 2009년 7월 19일 대검차장에 오른 이후 이듬해 1월까지 직을 유지 했다. 이후 2011년 서울고검장을 역임한 뒤, 2011년 10월부터 국내 최대로펌 김앤장에 몸 담고 있다.

무혐의 처분 당시 수원지검은 박영렬 지검장이 이끌었다. 2009년 8월 12일 수원지검장에 오른 그는 취임 일주일여 만에 장자연 사건을 빠르게 마무리지었다. 2010년 7월 수원지검장을 마지막으로 법복을 벗은 그는 같은 해 8월 서초동에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이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지난해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합류한 박 전 지검장은 지난 2월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로 선임돼 로펌을 이끌고 있다. 

공교롭게도 장자연 무혐의 처분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장도 공석이었다. 장자연 사건 무혐의 처분 일주일 전쯤 제25대 임정혁 성남지청장은 서울고검 형사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러나 수사 내내 임 전 지청장은 수사 지휘라인의 정점에 있었다. 이후 그는 △2009년 서울고검 형사부장 △2010년 대구고검 차장검사 △2013년 서울고검 검사장,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오르면서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2015년 법무연수원장에 오르면서 돌연 검사복을 벗었다. 현재 임 전 지청장은 법무법인 산우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성남지청장 공석 시기, 무혐의 처분을 결정한 2009년 8월 19일 당시 김영준 차장검사가 성남지청장 업무를 대리했다. 대리지청장이 과연 '장자연 스캔들' 피의자들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을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김 전 차장검사는 이후 △2010년 수원지검 차장검사 △2011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2012년 서울고검 공판부장 △2013년 서울고검 차장검사 △2013년 창원지검장 △2015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5년 말 법복을 벗은 그는 로펌행을 택하는 대신 2016년 2월 서울 서초동에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연 것으로 알려진다.

장자연 사건을 담당했던 김형준 성남지청 형사3부장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장씨 사건을 처리한 후 김 전 부장검사는 곧바로 검사복을 벗었다. 2009년 변호사 사무실을 연 그는 2015년부터 는 법무법인 우송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주로앤피는 전직 검사들의 로펌과 개인사무실에 '불기소 처분 당시 수사 지휘라인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장자연 사건 재조사 지시에 대한 생각'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차 전 검사장, 임 전 지청장, 김 전 차장검사 등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거나 메시지를 남겨도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저희는 그것(장자연 사건)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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