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이콧 속 베트남어 배우는 한국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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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04-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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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베트남 OPI 응시자 800명…전년비 15% 증가

  • 서울 강남역 일대 8개 어학원 베트남어 강좌 개설

  • 수강생 대부분 30~40대, 베트남 현지 사업·취직 목표

강남르몽드어학원의 베트남어 강좌 수강생들이 베트남어 발표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강남르몽드어학원 제공]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소홀해진 사이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인 혹은 기업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어를 배우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관심은 서울 강남역에 밀집된 어학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의 보이콧(boycott·불매운동)과 함께 한국에는 ‘베트남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어 말하기시험에 응시한 한국인의 수는 800여명으로 전년 대비 15%가 증가했다. 응시자의 80%는 베트남에서의 사업,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 취직을 목적으로 한 30대였다.

서울 강남역 일대의 어학원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총 8개 어학원이 베트남 수업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트남어 학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르몽드어학원의 김연진 베트남어 팀장이 베트남어 입문반 회화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강남르몽드어학원 제공]


강남르몽드어학원의 김연진 베트남어 팀장은 “매달 베트남어 입문반이 3개씩 늘고 있다. 올해 2월 1개 불과했던 베트남어 강좌가 현재는 11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베트남 유학을 생각하는 10대 학생들이 늘었다. 대부분 하노이와 호찌민의 인문사회과학대학교와 사범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대는 취업, 자격증 등을 목표로 베트남어 공부를 하고 있고, 30대 이상은 베트남 현지 취업과 현지 사업을 위해 베트남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VN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41세의 한 직장인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요즘 중국보다 더 인기 있는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VN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사드 배치 갈등으로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한국산 제품과 한국과의 사업에 대해 보이콧을 했고, 이는 베트남 열풍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하자 동남아 국가 중 빠른 경제 성장으로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매년 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베트남 GDP 성장률은 7.38%에 달해 최근 10년 안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를 공식 방문해 오는 2020년까지 한국과 베트남,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은 1988년부터 2016년까지 500억 달러(약 53조4650억원) 이상을 투자한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의 베트남 열풍이 증폭될 것으로 보여 베트남어를 배우는 한국인들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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