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27일 “오늘 남북정상회담 일정 중 주목할 부분은 도보다리 산책”이라며 “산책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의 역사관과 한반도 미래에 대한 소통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시작 전에 “아무도 따라붙지 않는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차 남북정상회담 때 일정에 없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승용차에 탔고, 그때 실질적으로 중요한 대화들이 이뤄졌다”라면서 “오늘 산책로를 따라 걷는 그 자리에서 두 정상의 주목할 만한 언급이 교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 말 중 ‘내 운명을 어떻게 남에게 맡기느냐’는 주체의식이 담긴 울림이 있는 이야기와 김 위원장이 자주 언급한 ‘지정학’이라는 세 글자가 소통의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특히 김 위원장 말 중 한반도가 지정학적 피해국에서 수혜국으로 나서야 한다는 언급에 주목한다”라며 “그 말에는 역사의식이 담겨있다. 일본에 의한 식민지, 전쟁, 분단, 가난의 역사를 겪었던 피해국으로서의 역사 위에서 이제는 수혜국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오늘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발표 후 환영 만찬 일정이 잡힌 것을 보고 정상회담 내용에 대한 합의가 거의 됐다고 짐작한다”라며 “1·2차 정상회담 때는 밤을 새워서 합의문을 작성했는데, 이번에는 이미 95% 합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일부 문구 수정 후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남북정상회담의 하루가 항구적 평화체제로 가는 한반도 평화 발신의 하루가 될 것”이라며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에서 고 김 전 대통령이 품었던 한반도 평화 염원이 오늘 판문점에서 열매를 맺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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