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E-Commerce)' 통계업체인 '이마케터 닷컴'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예상 글로벌 소매매출은 24조8000억 달러로, 이 중 이커머스가 11.5%인 2조9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까지 이커머스는 20% 전후로 성장하면서 4조1000억 달러 매출에 14.6%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성장에 힘입어 도시 내외 지역에 라스트 마일 물류시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소매매출은 308조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무점포판매는 60조원 매출에 시장점유율이 19.5%로, 10%대 초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56조원, 슈퍼마켓 39조원, 백화점 29조원 등의 매출을 보이고 있으나, 이미 상권 포화상태로 성장이 없거나 미미하다. 편의점은 22조원 매출로 고객과 가까운 장점을 업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와 대응하고 있는 오프라인 소매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자.
건물형 쇼핑몰은 온라인과의 경쟁 차별화로 식음료와 레저를 강조하고 있다. 식음료는 쇼핑몰 변화를 이끌면서 판매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레저는 많은 공간이 필요하고 임대료도 낮지만 키자니아와 레고랜드 같은 어린이 공간은 자주 이용하는 레저 장소가 되었다.
오프라인만의 정서적 경험제공은 방문횟수와 체류시간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미지의 세계라는 'X 팩터(Factor)' 개념이 강조되면서, 고객이 못해본 새로운 경험과 상품이 혼합되고 있다.
보석회사 티파니는 판매원 없이 상품을 경험하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오픈한 식당에서는 아침식사와 함께 보석 경험을 제공한다. 예약자가 일주일에 수천명에 달한다.
싱가포르 다운타운 갤러리 쇼핑몰은 비주얼 경험을 하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개념을 쇼핑 공간에 강조하고 있다.
일본 긴자식스의 쓰타야 서점은 책장 사이에 170개의 좌석을 마련해 리딩테인먼트 개념을 전개한다. 우리나라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의 스포테인먼트 시설과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도 경험을 강조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커머스가 취급하기 어려운 고급식품 비중도 늘고 있다. 푸드 마케팅 인스티튜트(Food Marketing Institute)와 닐센(Nielsen) 발표에 의하면, 식품소매업은 향후 10년 동안 5배로 성장하고, 편의성·경험·가치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식품업체 알디(Aldi)와 리들(Lidl)은 자체 브랜드 신선식품이나 조리된 식품을 우아한 분위기에서 제안하면서, 카페나 레스토랑과 융합하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가 온라인을 겸하는 옴니채널을 채택하고 있다. 고객은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고, 온라인 구매상품의 반품을 대행해주는 회사도 생겼다.
해피 리턴스(Happy Returns)는 쇼핑몰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반품관련 접수 포장 운송을 해주고 회사로부터 대가를 받는다. 미국 내 16개 온라인 회사와 계약을 맺고 15개 도시, 75개 입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처럼 계산대를 걸어 나가면서 자동 계산되는 체크아웃 시스템도 확장되고 있다.
리테일 테크(Retail+Technology)는 오프라인·온라인 모두가 사용하는 기술이다. 적용분야는 쿠폰, 결제, 데이터 분석, 가격비교, 제품추천, 매장 관리, 멤버십 프로그램, 소셜미디어, 물류, 고객관계관리, 광고 등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 소매점은 이커머스와의 경쟁 때문에 리테일 테크에 적극적이다.
호텔 객실에서 의류를 렌털 혹은 판매하는 활동이 늘고 있다. 스타우드 웨스틴(Starwood Westin)은 고객에게 러닝복과 신발을 5달러에 렌털하고, 스타트업인 언팩(unPack)은 호텔과 에어비앤비(Airbnb) 고객을 위해 의류가방을 렌털하고 있다.
패션 스토어 핌키(Pimkie)는 고급 패션의류 바를 호텔 객실에 설치해 판매하고 있다. 버진 호텔 시카고(Virgin Hotel Chicago)는 고객이 주문한 갭(Gap) 의류를 객실까지 배달해준다. 전 세계에는 2850만개 호텔 룸이 있지만 의류가게는 380만개 정도에 그친다. 지금 호텔 객실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뜨고 있다.
우리나라는 적절한 상가공급과 그때그때 시장수요에 맞게 용도와 업종변경을 할 수 있는 공간의 탄력성이 중요하다.
전통시장과 동네가게 같은 개인사업자 위주의 전문소매점은 102조원으로 소매매출의 33.1%를 차지한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80%를 차지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매출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현대식 업태로 넘어갔다.
이는 중산층 비중 하락과도 관련성이 있다. 더구나 개인이 장사하는 주상복합 상가와 일반상가는 여전히 과잉 공급되고 있다. 경쟁력이 약해 망하는 경우가 많아 비어있는 점포가 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옴니채널, 경험, 식품, 리테일 테크 등을 바탕으로 온라인과의 경쟁을 해나갈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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