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구글은 바이오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벤처투자 자회사인 ‘GV(구글벤처스)’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GE 등도 자체 기업벤처캐피털(CVC)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세계 산업을 이끌고 있다.
선진국처럼 대기업 지주사의 벤처캐피털 설립을 허용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다. 22일 국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창업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털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업’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하는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과 달리 국내 대기업 지주사는 벤처캐피털을 만들 수 없다. 벤처나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선도적인 투자와 M&A 기회가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개정안은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등에 따른 벤처캐피털을 금융회사 범위에서 제외해 삼성·현대자동차·SK 같은 대기업의 지주사도 벤처캐피털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했다.
김병관 의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대기업 역시 글로벌 업체와 마찬가지로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서 “많은 창업기업 성장과 국가 혁신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대기업의 벤처캐피털 설립 허용을 검토 중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0대 그룹 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대기업 벤처투자와 관련한 현행법상 제약들을 현실에 맞게 완화해 혁신성장을 지원하겠다”라면서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과정에 관련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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