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대연정 파트너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과 난민문제를 두고 합의를 도출하면서 대연정 붕괴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FP 등 주요 외신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와 제호퍼 장관은 2일 난민문제 해법을 위한 최종 담판을 가진 끝에 가까스로 타협점을 찾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 부근에 이른바 난민환승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이 골자다. 다른 EU 국가에서 망명을 신청한 뒤 독일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임시 수용하고 해당 EU 국가로 돌려보내기 위한 시설이다. 다만 난민을 돌려보내기 전 해당 국가와 협의해 허락을 받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제호퍼 장관이 독일 국경에서 곧바로 난민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던 앞선 요구에 비해서는 다소 물러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일방적인 조치는 EU 내 자유로운 이동을 약속한 쉥겐 조약과 EU의 결속력을 위협한다며 반대해왔다.
앞서 사의까지 표명하면서 메르켈 총리에게 강경한 이민정책을 압박한 제호퍼 장관은 “치열한 논의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계속 내무장관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합의를 통해 대연정의 붕괴를 막음으로써 정치생명을 위협하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오랜 파트너의 압력에 못 이겨 줄곧 고수하던 난민포용책에서 후퇴한 것이므로 정치적 타격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자유주의 질서의 기수로 통하던 메르켈 총리가 국내 압박에 굴복해 변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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