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암환자 치료 선두주자로 나섰다.
서울대병원은 미국의 암 정밀의료 플랫폼인 ‘사이앱스(Syapse)'를 지난 13일부터 운영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이앱스는 암환자의 임상과 유전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올해 초 서울대병원은 정밀의료 선도를 목표로 국내 최초로 이를 도입했다. 이후 6개월간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 맞게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현재 병원 정보시스템은 임상과 유전체 데이터를 함께 관리하는 기능이 없다. 의료진이 보는 전자차트에는 환자 유전체 정보가 포함돼있지 않다.
서울대병원은 “그동안 의료진은 유전체 정보를 진료에 활용하기 위해서 관련 내용을 메일로 주고받았다”며 “진료와 유전체 데이터가 별도로 관리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이 단편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이앱스는 플랫폼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형 치료옵션을 제공한다. 전체 치료결과를 분석해 우수한 사례를 체계화하는 기능도 갖췄다.
다수의 의료진에게 임상 유전체 데이터를 공유해도 환자 정보 보안은 유지된다. 이를 갖고 자유로운 논의를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25개주 300여개 병원이 사이앱스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연간 15만9000건의 암환자 데이터가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사이앱스를 통한 유전체 치료 정보 공유가 불필요한 치료와 시행착오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영일 서울대병원 정보화실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유전체 데이터는 정보량이 방대하지만, 암 종마다 유전자 변이 부위 등이 다르다”며 “그동안은 어떤 약으로 치료할지, 어떤 경과를 보일지에 대한 해석정리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향후 사이앱스는 ‘오픈 플랫폼’ 형태로 외부에 공개된다. 서울대병원은 이를 희귀·만성질환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기반 유전자 패널검사가 선별급여로 적용됨에 따라 향후 정밀의료 실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해당 검사는 본인부담률이 50%다. 보건복지부는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흑색종, 소아신경모세포종 등을 급여대상 질환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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