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규제지역 '풍선효과'?…예상 밖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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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10-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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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에 있어 추가적인 혜택 정도로 기능

  • 서울 접근성 및 자체 개발호재 확보 유무가 더 중요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고강도 대책으로 수도권 일대 상당수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상대적으로 비(非)규제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상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지역이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투기지역, 투기과열지역,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수도권의 경우 서울 전역,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인 경기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조정대상지역인 고양시, 구리시, 남양주시, 성남시, 안양시 동안구, 광교, 동탄2 일대다. 

9일 한국감정원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 시점인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1개월간 경기 지역 전체 아파트 주간 가격 변동률은 0.50%로 전국 평균(0.20%)을 크게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과천시가 2.0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용인시(1.85%) △광명시(1.76%) △하남시(1.39%) △구리시(1.33%) △안양시 동안구(1.16%) △성남시(1.09%) 등 용인을 제외하면 규제지역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비규제지역의 경우 편차가 다소 컸다. 용인시를 비롯해 △부천시(0.89%) △안양시 만안구(0.88%) △군포시(0.81%) △의왕시(0.68%), 화성시(0.50%) 등만 평균치를 상회했을 뿐, 나머지 지역 대부분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아직까지는 비규제지역에 이렇다 할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을 서울과의 접근성, 지역 내 개발호재 유무 여부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용인과 같이 서울이 가깝고 인프라 확대 여력이 있는 지역은 풍선효과가 상승세에 보탬이 되는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경우 그 효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일대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분당선 개통 이후 서울로의 접근성이 확실히 좋아진데다, 비규제지역의 상대적인 유리함까지 더해져 최근 젊은 수요층의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며 "용인시가 일대에 정보기술, 생명공학기술, 문화산업기술 등이 융합된 경제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시세 상승에 한 몫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 팰리스 3단지' 전용면적 84.99㎡의 경우 지난달 초 6억7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현재는 7억원에 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또 마북동 '연원마을 삼호벽산' 전용 59.78㎡는 같은 기간 4억4000만원 선에서 이달 4억6000만원 선으로 2000만원 정도 올랐다.

반면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평택시, 동두천시, 파주시 등은 비규제지역의 이점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지난 1개월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각각 -0.95%, -0.6%, -0.51%에 머무는 등, 하위권 1~3위에 속했다.

특히 평택의 경우 고덕신도시 조성 등의 요인으로 내년에만 1만6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등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 반해 인구 유입 속도는 늦어, 기존 단지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추세다.

비전동 M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대에 물량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며 "비규제지역에 따른 이점이 있다고도 보기 어려운 게, 비규제지역 혜택을 보려는 수요층은 서울 및 인접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택이나 안성 일대는 서울로부터 물리적으로 너무 멀어 비규제지역 혜택을 기대하는 수요층의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택보다는 가깝지만 역시 서울과 거리가 있는 파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야당동 K중개업소 대표는 "비규제지역 혜택이 있다 해도 실상 체감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최근 발표된 수도권 공급 대책이 파주 일대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운정신도시의 경우 가뜩이나 수도권에서 멀다는 지적을 받는데, 1기신도시보다도 거리가 가까운 곳에 3기신도시가 들어선다고 해 시세 회복이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고 푸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아무래도 비규제지역의 경우 규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을 매매하기 수월하고, 가격도 저렴해 수요층 입장에서 눈여겨볼만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비규제지역은 결국 서울 및 강남권과 지척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권 팀장은 "상승세를 보이는 용인, 의왕 등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교통망 등 인프라가 확충되는 것이 그 예"라며 "비규제지역 여부는 매매에 있어 추가적인 혜택 정도로 간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규제지역 자체가 수요층을 끌어모을 수 있는 필요조건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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