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부수업무를 신청하고 신사업에 진출한 카드사들이 해당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BC카드는 2016년 4월 중소기업과 함께 출시한 자체 브랜드 'TORLA(톨라)'를 사실상 중단했다. 톨라는 타월, 세제 등 생활용품을 BC카드 쇼핑몰 및 온라인 쇼핑몰, 소셜커머스 등에서 판매했다.
톨라는 출시 3개월만에 매출액 5억원을 돌파했으나 현재 BC카드 쇼핑몰에서조차 톨라 상품을 찾을 수 없다. 이미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고,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도 적어 상품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삼성카드도 2016년 3월 출시한 부수업무 '갤럭시클럽'을 최근 중단했다. 갤럭시클럽은 삼성전자가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보인 서비스다. 가입자가 갤럭시 휴대폰을 1년 약정으로 구입하고 1년 뒤 휴대폰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고도 최신 갤럭시 휴대폰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삼성카드는 반납한 휴대폰을 다시 중고 휴대폰 유통업체에 판매하고 카드할부 수수료 수익, 중고폰 판매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갤럭시클럽은 출시 15일만에 가입률 30%를 돌파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삼성전자가 해당 사업을 접었고 삼성카드도 부수업무를 중단하게 됐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4월 월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부동산 임대료 납부서비스 관련 전자결제고지업을 부수업무로 시작했다. 하지만 현금 납부와 달리 2%대 카드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탓에 이용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카드사 부수업무를 허용된 업무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불허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전까지 단 2건에 불과했던 카드사의 부수업무 신청건수는 여전법 개정 이후 5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최근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카드대출 억제까지 더해지면서 부수업무로 새로운 수익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경영건전성 및 금융시장 안정성 저해, 소비자보호 등의 금지사항을 빼고 나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부수업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네거티브 규제로 부수업무 진출 폭은 넓어졌으나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제외하는 등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할 만한 사업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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