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은 20일 오후(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19’가 진행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 자사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을 5월 중순에 세계 처음으로 선보인다”며 “4월 초나 중순에는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가 만져보고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폴드는 세계 최초로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접었을 때 4.6형으로 작아진다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기기의 사용성을 대폭 확대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2011년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소재·기구·디스플레이 등 다방면에서 기술 혁신을 해온 결과다.
고 사장은 “갤럭시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폰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여는 제품”이라며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약 8년간의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쳤고 ‘이 정도면 준비됐다’고 판단,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갤럭시폴드 5G는 230만~240만원에 판매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오전에 열린 갤럭시 언팩 2019에서 갤럭시폴드를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1980달러(약 220만원)의 갤럭시폴드 4G를 4월 26일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4G의 차세대 기술인 5G가 적용되는 국내 제품의 가격이 20만원가량 높은 셈이다.
갤럭시폴드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고 사장은 “갤럭시폴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반드시 (회사 전체) 손익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며 “(초도 물량인) 100만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행사에서 새롭게 공개한 주력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시리즈’ 4개 모델과 함께 삼성전자의 정체된 스마트폰 사업에 활로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 사장은 “정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 없지만 갤럭시 시리즈 10주년 역작인 갤럭시S1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 등이 스마트폰 사업의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갤럭시S10 시리즈의 경우 전작(갤럭시S9 시리즈)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좋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10 시리즈가 모델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출시 12개월 내 40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3년간 선보인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낸 갤럭시S9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은 약 3500만대로 추정된다.
고 사장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스마트폰 명가로서의 자존심도 지켜내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와 중국 업체의 추격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출하량이 2억대로 내려앉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연간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3억대가 넘으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2018년 기준 출하량 2억9460만대)와 애플(2억960만대)이 역성장하는 사이 화웨이(2억70만)가 처음으로 2억대를 돌파하며, 그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고 사장은 “앞으로도 개방적 협력 정신과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대중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경험 혁신가(Experience Innovator)’이자, ‘카테고리 크리에이터(Category Creator)’로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지속해가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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