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금융포럼 다시보기] 빅터 시 교수 "中, 성장률만 바라보다 빚 폭탄 떠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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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입력 2019-04-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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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양적완화 토대 성장

  • 지난해 6월말 기준 총 부채규모 GDP의 253%까지 상승

  • 외환보유고까지 점차 취약···장기 성장 위협하는 걸림돌

  • 일일 환율 2%대 변동 허용···적격기관투자자확대 해야

 

“중국의 부채는 2008년 원자바오 총리가 주도한 경기부양책이 시작된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만약 중국이 이후 2011~2012년에 보다 낮은 성장률을 목표로 했다면 빚의 증가 속도를 조금 더 늦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더 높은 성장률을 택했다.”

빅터 시(Victor C. Shih) 캘리포니아주립대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4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부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원인에 대해 이 같이 지적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양적완화를 토대로 급성장했지만 지난해 6월 말 기준 총부채의 규모가 GDP의 253%까지 상승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시 교수는 “중국의 부채는 미국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가계저축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이 개혁을 감행하지 않는 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같은 고통스러운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교수는 “중국은 롤오버(상환 만기에 다다른 채무의 상환을 연장해 주는 조치)가 필요한 문제 있는 대출이 많다”며 “새로운 신용 없이는 많은 회사들이 채권자들에게 이자를 지불할 수 없어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1월 대규모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융자를 발행했다”며 “만약 중국 정부가 이를 진화하지 못했다면 걷잡을 수 없는 금융위기로 번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의 부채는 장기 성장을 위협하는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6.4%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내려잡으면서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시 교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급속한 신용 확대로 기업이나 가계의 부채 상환이 매우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경제 성장세도 둔화됐다”며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중국이 계속해서 미 달러 대비 고정환율을 고집한다면 중국의 엄청난 통화량과 대외 부채에 반해 외환보유고가 점차 취약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 교수는 “중국은 가계저축의 20%가 줄어들 경우 외환보유고 3분의2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 가계저축의 10%가 날아간다면 외환보유고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채 해결을 위해 중국은 중앙 정부가 보증한 저수익 지방채에 대한 고수익 지방 정부 부채의 교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많은 지방 자치단체들의 현금 흐름 압박을 해소했으며, 최근에는 중국 재무부가 3조 위안의 지방채를 올해 중에 추가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교수는 “문제는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성장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은행으로부터 더 큰 부채를 떠안는 것으로, 더 큰 금액의 지방채가 발행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진정한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은 중국 내 성장 속도가 둔화된 상태에서나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외국 자본유출 등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시 교수는 “많은 중국의 경제학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면 중국의 국제 수지를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현상은 외국 자본 유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 전체의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도록 어느 정도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완화로 중국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시 교수는 “올해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경우 중국 중앙은행은 위안화 금리를 인상시키고 경제 성장을 둔화시켜 부채를 덜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 중국은 그런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 교수는 “중국은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며, 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이미 중국은 세계 2위 경제성장국이며, 부채를 막아야만 고금리 이자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부채 감축을 위한 방안으로 일일 환율 2%대 변동 허용, QDII(적격기관투자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시 교수는 “지금 중국의 일일 환율 변동은 0.2~0.3%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 인민은행은 일일 환율이 2%대에서 변동 가능하도록 법으로 허용해야 한다”며 “아울러 QDII를 대폭 확대해 유럽 등 해외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중앙은행이 하루 2%의 위안화 변동을 허용하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추측하기로는 중앙은행이 2% 한도로 여러 날 동안 위안화가 변동하는 상황이 어떠한 집단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런 집단 사고에 대한 두려움이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환율을 엄격하게 통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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