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청각신경병증 환자 90%가 유전자 변이와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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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4-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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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이비인후과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 청각신경병증 환자 유전자 변이 진단하는 새로운 프로토콜 제시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 중 90.9%가 OTOF 유전자 변이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병윤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국내 선천성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선천성 청각신경병증 환자의 유전적 특성 변이를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해당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염기서열분석법으로 놓치기 쉬운 특정 유전자 변이를 선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선천성 중고도 난청은 1000명의 신생아 중 1명의 비율로 태어난다. 이중 청각신경병증이 약 8% 정도를 차지한다. 청각신경병증은 평형기관과 청각기관을 담당하는 귀의 가장 안쪽 부분인 내이까지 정상적으로 들어온 소리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 장애가 발생해 고도의 난청을 일으킨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과 양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고,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OTOF 유전자 변이(신경전달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돌연변이가 생길 경우 청각신경병증이 발생)에 의한 청각신경병증은 오직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통해서만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인 유전적 특성이나 유전자 변이의 적절한 진단법에 대한 연구가 미진해 조기 진단‧치료에는 한계가 있어왔다.

이에 따라 최병윤 교수팀은 청각신경병증으로 진단된 환자 가계도 조사와 염기서열분석을 통해 OTOF 유전자 변이의 종류와 비율을 확인했다.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 유전진단을 위해 통용되는 염기서열분석법 한계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검사법을 제시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 중 90.9%가 OTOF 유전자 변이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청각신경병증은 잔존 청력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고, 때론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가 까다롭다”며 “청각신경병증의 다수를 차지하는 OTOF 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라면 늦지 않게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최근 널리 사용되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인 NGS 방식으로는 국내 선천성 청각신경병증 환자에게 흔히 관찰되는 OTOF 유전자 특정 변이가 선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유전자분석 결과를 토대로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국내 청각신경병증 환자에서 발견되는 OTOF 변이 총 7종에 대해 직접적인 염기서열분석을 실시해 놓치는 부분 없이 돌연변이에 의한 청각신경병증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또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청각신경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와우 수술 시기에 따른 청력회복 정도를 비교해 분석했다. 만 18개월 이전에 이식수술을 한 그룹(5명)은 수술 후 6개월째 시행된 청각수행능력 결과에서 4.2점이었지만, 18개월 이후 수술한 그룹(5명)은 1.5점으로 나타나 수술 시기에 따라 청력회복수준에 현저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병윤 교수는 “앞으로는 선천성 청각신경병증을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유전진단법으로 OTOF 유전자 변이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선천성 청각신경병증을 둔 부모의 경우,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늦지 않게 받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중개의학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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