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유력후보 광명·시흥 빠졌는데...매수대기자들 "살까말까"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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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9-05-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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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관리지역 안은 불확실성 크지만 밖은 가격 오를 가능성 커"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 일대[사진 = 시흥시청 제공]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유력하게 점쳐졌던 경기 광명·시흥시 택지지정이 불발되면서 이 곳의 강제수용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매수대기자들은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9일 광명·시흥시는 3기 신도시 지정 불발에 따른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토지 매입에 관심을 보였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중개업자들이 매수를 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매수대기자들은 아직 발표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의 경우 개발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온전히 걷히지 못했다는 이유로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 당초 광명·시흥특별관리지역 개발추진위원회 등은 해당 토지를 환지방식으로 개발하기 위한 3기 신도시 지정을 촉구해왔다.

광명·시흥은 그간 유력한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돼온 만큼 '강제수용'될 수 있어서 일부 투자자를 제외하곤 섣불리 토지를 매입하기 힘든 지역이었다.

광명시 노온사동 W중개업소 관계자는 "광명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다는 얘기가 돌았을 때만 해도, 토지 매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찾아오면 '손해볼 수 있으니 정부 발표가 나온 뒤 거래하시라'고 말했다. 지난해 7, 8월부터 중개를 거의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확정됐으니 거래를 원했던 분들에 전화해서 매수하시라고 말하는데, 막상 그분들이 망설이는 기색이 짙다"고 전했다.

매수대기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부 발표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토지의 경우 개발방식이 확정되지 않아서다. W중개업소 관계자는 "평당 150만원만 잡아도 300평이면 4억5000만원"이라면서 "전 재산을 걸어야 할 수도 있는데, 당장 신도시 지정이 안 됐다고 매입을 결정할 만큼 무모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광명·시흥이 유력한 3기 신도시 후보로 거론됐을 때 일부 외지인들 사이에선 매수관심이 폭주했다. W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강남에서 온 손님이 투자 목적으로 저렴한 맹지까지 사들이더라"면서 "이런 분들 때문에 토지값도 소폭 올랐다"고 회상했다.

광명·시흥이 3기 신도시 후보군에서 빠진 지금 일대 중개업자들은 하나 같이 특별관리지역 주변 토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별관리지역은 향후 환지방식이나 혼용방식 등을 통해 개발될 텐데, 어떤 방식이 채택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손해를 볼 여지가 있지만, 특별관리지역 인근은 특별관리지역이 개발되면 반사효과를 입어 땅값이 오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시흥시 과림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발표 이후 매수손님들은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묻는 전화를 계속 하시지만, 중개업자 입장에서 특별관리지역 내 토지를 권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토지주들이 기대하는 환지방식이 될지 혼용방식이 될지 아직 명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별관리지역에 속한 땅이어도 시세보다 저렴할 경우 투자 시 손해를 보진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광명시 노온사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특별관리지역 안에 있는 땅도 시세보다 최소 10~15% 저렴하게 매입하면 손해볼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광명·시흥 주민들 사이에선 3기 신도시 지정 불발에 대한 환영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병존하고 있었다. 대다수 주민들은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였으나 그동안 보금자리택지지구, 특별관리지역 지정 등을 거치며 재산권 행사가 여의치 않았던 토지주들은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에 위치한 광명시 광명동 H중개업소 대표는 "광명뉴타운도 차츰 개발될 텐데 3기 신도시까지 들어오면 과잉공급"이라면서 "주민들 대다수는 이번 정부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명시 노온사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자기 명의로 창고나 건물을 가진 분들은 월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시세대로 파는 게 더 낫다고 여겨 신도시 지정 불발을 다행스럽게 여긴다"면서도 "광명은 몇 번이나 택지지구로 지정됐다 빠진 전례가 있어 전답을 가진 토지주들은 '차라리 수용되는 게 낫겠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광명시 광명동과 시흥시 과림동 일대(1736만㎡)는 2010년 9만5000가구에 달하는 보금자리주택 조성이 계획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5년 지정이 해제됐다. 이후 취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며 난개발과 투기 가능성 등 이유로 개발이 가로막혔다. 이에 특별관리지역 토지주들은 일대를 신도시로 지정하고 환지방식의 통합개발을 할 것을 요구해왔다.

KTX광명역세권 아파트단지 [사진= 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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