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화이트 그래핀' 활용한 반도체 제작 길 열려... 국내 연구진 성과 네이처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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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5-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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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적 1만배 증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기여 예상

국내 연구진이 신문처럼 돌돌 말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팀이 중국,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신문처럼 돌돌 말리는 저전력·고성능 롤러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수제곱밀리미터 크기로 제조하는 것이 한계였던 '단결정 2차원 화이트 그래핀(육방정계 질화붕소)'을 최대 100제곱센티미터의 대면적으로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반도체 제작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크기다.

화이트 그래핀은 그래핀을 구성하는 탄소(C) 원자를 붕소(B)와 질소(N) 원자로 치환한 소재다. 원자 한 층 정도로 이뤄진 얇은 평면구조는 그래핀과 유사하지만 그래핀과 달리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펑딩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좌)[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는 이번 연구 성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딱딱한 실리콘 대신 얇고 신축성 있는 2차원 재료(원자 1-2개 층 두께)가 필요하며, 단결정을 사용할 경우 기기의 성능 또한 대폭 높아진다.

아직까지 그래핀 외에는 2차원 단결정 소재를 상용화할 수 있는 크기의 대면적으로 제작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합성하고자 하는 소재보다 표면 대칭성*이 낮은 기판을 사용하면 다양한 2차원 단결정 소재를 대면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합성공식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원리에 착안하여, 표면 대칭성이 낮은 구리 기판을 사용해 부도체인 2차원 단결정 화이트 그래핀을 가로·세로 10㎝의 대면적으로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도체인 그래핀만으로는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반도체를 구현하지는 못하는데, 도체인 그래핀과 부도체인 화이트 그래핀을 층층이 쌓으면 별도의 공정 없이도 수 원자층 두께의 얇고 신축성 있는 고성능․저전력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로 대면적 제작 기술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웠던 우수한 2차원 소재를 산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화이트 그래핀은 열에 강하고 방사능도 막을 수 있어 전자기기는 물론 비행기, 우주선과 같은 가볍고 열‧화학적 안정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펑딩 IBS 그룹리더는 “2차원 소재는 그 자체로도 우수하지만, 여러 소재를 층층이 쌓아 함께 사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낸 다”며, “실리콘 이후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문을 연 것으로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물성을 전자기기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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