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너무 늘었나"...​미·중 갈등 확전에 숨 고르는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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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8-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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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호재에도 환율조작국 등 대미통상 압력 여전

  • 글로벌 기업 이전 러시, 대미 수출 최대폭 증가...전년比 24% 상승

  • 베트남 "미국과 무역관계 완화위해 노력"...연이은 美 에너지 수입계약 발표

베트남 하이퐁 항만[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제공]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지목받는 베트남이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미·중 갈등 격화에 올해 대미수출액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는 각종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덤핑 관세, 환율조작 감시국 지정 등 대미통상 압력이 여전한 탓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무역불균형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데 이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7일 블룸버그통신과 베트남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대미통상 압력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 일간 뚜오이째는 이날 국영 석탄업체인 비나코민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엑스코울에너지&리소시스 경영진이 지난주 하노이에서 만나 미국산 석탄의 베트남 수출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연이은 베트남 정부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계약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9일에도 베트남 무역부와 미국 에너지부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의 대규모 구매 등을 내용으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대미 무역흑자를 대거 늘려온 베트남이 미국을 의식한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1227억2000만 달러(약 143조76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7.3% 증가했다.

특히 대미 수출이 기록적으로 늘었다. 1분기에만 전년 동기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베트남이 거둔 대미 무역흑자액은 395억 달러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연간 대미 무역흑자는 2014년 200억 달러를 넘어선 뒤 꾸준히 2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216억달러로 전년 대비 43% 늘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지난 6일 대미 수입액을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가 한 국가만을 상대로 수출입 동향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베트남 정부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이 올 상반기에 수입한 미국산 제품은 약 6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증가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 수입수출국의 쩐타인하이 부국장은 “올해 상반기 미국산 제품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특히 농산물과 전자제품에서 증가세가 컸는데,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레티투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달 29일 낸 성명에서 “베트남은 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위한 여건을 개선하고 있으며, 베트남 기업들의 대미 투자도 독려하고 있다”며 “베트남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려 미국과의 무역 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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