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마이스(MICE) 시장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와 광저우 등 1선 도시 지역을 주축으로 13개 지역에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개최지인 라스베이거스를 재개발하는 등 대규모 인프라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10년 동안 마이스 산업 인프라 신규 시설 공급이 전무하다.
10일 미국 이벤트산업위원회(Events Industry Council)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마이스 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1조712억 달러(약 1300조원)에 달한다. 직접적인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6214억 달러(약 745조원), 일자리 창출 효과는 약 1301만개다. 마이스 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유망 산업인 의료‧치과제조 산업 8390억 달러(약 1000조원), 소비자가전 산업 4070억 달러(약 490조원)보다 높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와 포상관광(Incentive),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전시(Event & Exhibition) 등을 융합한 종합 서비스업이다. 마이스 산업은 이벤트 유치로 발생하는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가 커서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린다. 국제회의 참가자 1인당 지출액이 외국인 관광객 지출액보다 2배 이상 높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내 마이스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이유다.
그러나 정부는 마이스 산업을 육성하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 마이스 산업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부처별로 산재돼 있는 마이스산업 예산은 전체의 0.01% 수준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정책 설계의 기반이 되는 실태조사조차 이뤄진 적도 없다.
규제 개혁도 더디다.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잠실 마이스 사업과 킨텍스 제3전시장 확장 추진은 되레 ‘적격성 및 타당성 조사’를 이유로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의 마이스 인프라 경쟁력이 세계에서 100위권 밖에 있다고 분석한다.
이렇다 보니 한국을 찾는 외국인 비즈니스 관광객은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마이스 참가자 수는 3827만명으로 전년 대비 8% 이상 감소했다. 2016년 180만명이던 외국인 참가자 수도 1년 만에 40만명이나 줄었다.
전문가와 업계는 한국 마이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재성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서울은 1000명 이상의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를 위한 수용 인프라가 부족하며, 전시시설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지 못했다”며 “부족한 시설 인프라는 관광‧마이스산업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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