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말고 앱으로 음식 배달시키면 편할 텐데!’
아이폰이 한국에 첫 상륙했던 2009년 NHN(현 네이버) 디자이너였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창업자 친구들의 생각은 이렇게 단순했다.
상상은 현실이 됐다. 2010년 6월 장난처럼 시작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앱은 우리 국민의 음식 주문 습관을 전단지에서 모바일로 바꿔 놓았다.
10여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 앱(닐슨코리안클릭 선정 2012년 10월 이래 월 방문자수 1위)이 됐다. 앱 누적 다운로드 4500만건, 월간 순 방문자 수 1100만명, 전국 등록 업소 수 20만여개, 거래액 기준 연간 약 5조원의 배달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배민 운영법인인 우아한형제들은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2018년 ‘유니콘 기업’이 됐다. 배민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음식점 식·부자재 쇼핑몰 ‘배민상회’를 비롯해 최근엔 AI, 자율주행 기능의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음식점 운영까지 하는 ‘푸드테크(food-tech)’ 기업으로 덩치를 키웠다.
1976년 전남 완도 출생인 김봉진 대표는 대표적인 우리시대 M+세대다.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윤리경영과 나눔에 대한 관심이 크다.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을 거쳐 네오위즈, 네이버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해 성공에 도취되고 싶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스타트업계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계 전반의 발전뿐만 아니라 젊은 창업가 지원과 양성을 위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행사 때마다 참석해 자신의 경영철학과 신생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앞으로 3년 동안 개인 지분을 처분해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사랑의열매에 50억원을 기부했고, 올해 3월엔 음식 배달원을 위한 기금으로 20억원을 추가 기부하는 ‘기부 천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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