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롤러코스터] 미·중 무역분쟁 넘으니 신종 코로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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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입력 2020-02-0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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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변동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홍콩 민주화 시위 등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같은 상황이다.

지난 달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월중 최고점인 1191.8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최저점인 13일의 1156.0원과는 35.8원 차이다.

원·달러 환율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에 연동해 변동폭을 키우며 이슈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일 미군이 이란에 폭격을 실시하자 환율은 하루 만에 9.0원 오른 1172.1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면서 전일 대비 11.7원 급락한 1159.1원까지 떨어지는 등 크게 변화했다.

이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21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8.9원 급등한 116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0일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신종 코로나는 심각한 문제이며 글로벌 경제에 잠재적인 위협이다"라고 발언하면서 1185.0원까지 올랐고, 하루 뒤인 31일에는 1191.8원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에도 특정 이벤트에 연동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해 환율의 변동폭은 최대 109.5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관련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면서 변동폭이 크게 확대됐다.

10월 4일 환율은 미·중 무역대표들이 같은 달 10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인다는 소식에 9.2원 하락했다. 같은 달 2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가 성공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환율이 9.5원 급락한 1172.0원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미·중 간 무역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원·달러 환율은 10월 중 1163.0원(29일)부터 1206.0원(2일)까지 43.0원의 변동폭을 보였다.

11월에는 홍콩 시위가 원·달러 환율 변동폭을 키웠다. 11일 환율은 홍콩 시위 참가자가 경찰의 총탄에 맞으면서 하루 만에 9.3원 급등했다. 21일에는 미국 상원이 '홍콩인권 민주주의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8.0원이나 올랐다. 홍콩 시위가 미·중 간 갈등으로 격화되면서 당시 무역협상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12월에는 미·중 무역합의가 표면화되면서 환율이 하락세를 탔다. 12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발언하면서 하루만에 15.1원 하락한 1171.7원을 기록했다. 12월의 원·달러 환율의 최저점은 1156.4원(30일)이고 최고점은 1194.7원(11일)으로 변동폭은 38.3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 상 대외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환율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불안하게 보는 세계금융시장의 시각이 원화 약세 기조를 형성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경제 구조에 대한 개선 없이는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는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도 상대적으로 금리 차 등 내부요인보다는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내수를 키우는 등 경제 구조 여건을 개선하면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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