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회장은 이날 '인공지능 테크핀과 금융혁신 동향과 전망'이라는 발표를 통해 금산융합 정책의 필요성을 진단했다. 그는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분석은 금융의 본질적 문제인 정보비대칭성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금융혁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금융산업의 신기원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우리나라도 시대착오적 금산분리가 아니라 전향적인 금산융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스템 시장 규모가 지난 2016년 80억 달러(약 9조3000만원)에서 올해 182억 달러(약 21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5년 만에 두배 이상 성장할 만큼 폭발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 회장은 AI 시스템의 주요 적용 산업은 '의료' 다음으로 '금융'이라고 꼽았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해 시장분석·감사·보안·신용평가·보험심사 등의 수많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그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만 하더라도 2025년 4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같이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외국에서는 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애플, 우버, 아마존 등 IT 대기업이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중국·홍콩에서도 다양한 IT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금융지주사인 '앤트파이낸셜'과 동남아시아 공유자동차기업 그랩의 금융지주사 '그랩 파이낸셜' 등이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서도 빅블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외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진단을 내렸다. 외국에서는 금산분리 규제 제한을 받지 않은 결과 IT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해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이 같은 일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오 회장은 "앞으로는 금산분리가 아니라 금산융합의 시대"라며 "해외에 뒤처지지 않도록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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