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죽 쑤는데…코로나19 태풍에도 선방한 코스맥스·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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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3-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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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 비중 큰 아모레·LG생건 실적 하락 불가피

  • 코스맥스, 中 온라인·국내 손세정제로 돌파구

  • 클리오, 히트상품·신규 브랜드 론칭 효과도

코로나19 악재로 화장품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일부 화장품 기업들이 발 빠른 사업 방향 선회로 살아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는 국내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중국 광저우 법인의 경우 조업 일수가 전년 동기보다 3주일 감소했는데도 2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전체 그룹사의 1분기 매출, 영업이익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선방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당초 코스맥스가 코로나19 직격타를 정통으로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코스맥스는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스맥스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 가운데 각각 35%, 40%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중국 춘제 연휴가 길어지면서 지난달 24일이 돼서야 출근율 70%를 넘기며 공장 정상 가동에 돌입했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이 2017년 중국 상하이 제2공장 완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완공한 중국 상하이 제2공장. [사진=코스맥스 제공]

그러나 코스맥스 국내 법인은 손소독제와 세정제 수요 증가에 집중했고, 중국은 탄탄하게 쌓아온 온라인 브랜드 수주 잔량으로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코스맥스의 1분기 손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20배 이상 증가했다. 손세정제 매출 규모도 코스맥스 국내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온라인 브랜드가 고객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광저우 법인은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따라 코로나19 악재에도 성장을 이어갔다. 중국은 위챗,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뷰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온라인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코스맥스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였던 '퍼펙트 다이어리'는 판매액 상위 10위권으로 깜짝 진입한 바 있다. 상하이 법인 역시 중국 대도시 주요 쇼핑센터들이 최근 문을 열면서 시장 수요도 살아난 만큼 다시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1분기 전체 실적을 아직 가늠하긴 이르다"면서도 "국내외 모두 온라인 고객사에 대한 영업을 일찌감치 강화했고 특히 중국의 경우 고객사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호조인 만큼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현옥 클럽클리오 대표이사(왼쪽)와 클리오 매장 전경. [사진=클럽클리오 제공]

국내 브랜드사 중에서는 클리오의 1분기 실적이 돋보인다. 매출 630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29% 성장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브랜드력 제고를 기반으로 색조를 넘어 스킨케어까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H&B 신규 브랜드 론칭 효과까지 보면서 유일하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클리오는 '킬 커버 쿠션', '구달 청귤 비타C 세럼', '페리페라 잉크 더 에어리 벨벳' 등 킬링 히트 상품을 연달아 내놓았다. 매출 구조 측면에서도 면세점 비중이 작고 온라인과 헬스 앤 뷰티(H&B) 채널 비중이 크다.

그러나 면세점 이익 비중이 절대적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은 커졌다. 특히 증권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역신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용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생활용품 부문이 화장품 부문에서 깎인 이익을 방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은 다른 채널에서도 손실이 나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까지 더한다면 100% 영업이익 손실이 불가피하며,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50%가 면세점 채널인 LG생활건강 역시 실적 눈높이를 대단히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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