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주 방어' 나섰다...방역 안 지킨 교회에 집회 금지 명령

다음 달 5일까지 종교·체력단련·유흥시설 운영중단 강력 권고

방역 수칙 안 지키면 행정명령...벌금·구상권 청구도 불사

형평성 논란에도 동참 분위기..."관건은 종교 집단"

괜한 엄포가 아니다.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관용도 없다. 정부가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에 대해 집회금지 명령을 한다. 앞으로 2주가 코로나19 확산의 고비로 보고, 다중이용 시설 운영 중단 권고라는 강수를 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불행히도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집회를 강행한 사례가 있다"며 "서울시 사랑제일교회 등에 집회 금지명령 등 단호한 법적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한환자안전학회장, 대한감염학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코로나19 유관학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0시부터 다음달 5일까지 15일 동안 정부는 행정 명령을 발동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많이 사람이 모이는 종교시설과 체력단련시설, 유흥시설의 운영 중단 권고가 핵심이다. 4월 6일 예정인 개학 전까지 15일 동안 코로나19의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으려는 조치다.

불가피하게 시설을 운영해야 할 땐 방역 당국이 정한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계고장을 발부하고, 집회·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지자체장이 행정명령을 내렸음에도 이행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입원·치료비는 물론 방역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정 총리는 "모임에 참석한 개인은 물론 우리 공동체 전체의 안위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지금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 상황으로 행정명령을 엄포로만 받아들여선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운영 중단 대상이 된 체육·유흥시설은 불만이 크다. 서울 합정동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 중인 A씨는 "실내에서 마주보고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은 되고,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은 일종의 낙인"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발생한 집단발병 95건 중 종교시설에서 일어난 사례는 11건으로 전체의 12.1%를 차지했고, 평균 17.2명의 환자가 나왔다. 실내 체육시설에서 환자 116명이 발생한 경우도 1건 있다.

이런 불만에도 관련 시설 관계자들은 정부 권고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영업이 안되는 상황에서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영업하다가 확진자가 나오면 더 큰 손실이 있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종교 집단이다. 지자체는 시행 첫날인 지난 22일부터 해당 시설의 운영 여부와 운영 시 방역지침을 따르고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전국 교회 4만5420개 중 57.5%(2만6104곳)는 예배를 중단하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나머지 예배를 진행한 곳은 대부분 방역 수칙을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예배 중단 권고에도 전광훈(64·구속)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전날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 연합예배를 강행했다. 이곳을 포함해 방역 수칙 준수가 미흡한 3185곳에 행정지도를 진행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시위 목적의 종교 집회가 아니라 순수 예배를 목적으로 한 모임은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어 100% 통제가 어렵다"며 "사실상 코로나19 확산 여부는 종교인들의 동참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