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유가]ⓛ 세계 산업의 왕 산유국의 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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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0-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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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유 소폭 반등…산유국 갈등 현재 진행형

국제유가가 지난 3월 역사적 폭락을 거듭하며 세계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에너지 패권을 두고 산유국들이 힘싸움을 벌이면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사들 입장만 곤란해졌다. 다행스러운 점은 극한으로 치닫던 산유국의 힘싸움이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28.34달러, 두바이유는 24.5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월 원유는 배럴당 60달러가 넘었지만 3개월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지난달 말 배럴당 20달러로 바닥을 찍고 최근 감산협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다소 반등했다. 최근 몇 일간 원유는 다시 배럴당 30달러를 향해 조금씩 오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불안감은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 러시아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다. 감산을 위해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우선 9일로 연기된 상황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 국한된 악재였으나 현재 미국을 넘어 유럽과 인도 등 전 세계 각 대륙에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산업계의 침체와 원유 수요회복의 기대감을 낮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에 빠뜨리고 있다.

코로나19와 산유국의 증산 힘싸움으로 원유 가격이 갑자기 폭락을 하자 이후 산업경기의 회복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극적인 타협으로 석유 감산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수급이 줄어든 형태로 적응에 들어간 산업 경기가 단 번에 돌아오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2분기 경제 전망도 대부분 어둡게 예측한다.

국내에서는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유4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1조원 규모로 관측하고 있다. 정제마진 악화와 유가폭락으로 인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모두 클 것이란 분위기다. 산업계에서는 항공·해운 등 수요업종과 석유화학사의 적절한 정제마진을 모두 챙겨야하는 입장에서 예상 가능한 속도로 유가가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

국제적인 분위기도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을 점차 진행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감산에 동참하도록 산유국들이 요구하면서 감산으로 정리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라크 석유부의 사메르 알갑반 석유장관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성사되면 미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노르웨이는 이미 OPEC+가 감산 합의를 성사하면 자체로 감산할 뜻을 4일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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