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을 추종하는 'KODEX WTI원유선물(H)'이다. 그리고 순매수 7위에는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개인들은 'KODEX WTI원유선물(H)'와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을 각각 8540억원, 975억원 사들였다.
개미들이 몰리면서 이들은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은 올렸지만,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이날 'KODEX WTI원유선물(H)'는 29.97% 하락했고, 'KODEX WTI원유선물(H)'도 23.91% 하락했다. 다른 ETN도 마찬가지였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35.22%), 대신 WTI원유 선물 ETN(H)(-29.89%)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원유 상품의 급락은 간밤 국제 유가의 폭락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70% 가까이 밀리면서 6.5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7월물 WTI 역시 26달러에서 18달러로 하락했다.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플러스로 전환하며 10.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하락률은 더욱 높다. KODEX WTI원유선물(H) 경우 8거래일간 50.96%나 급락했고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도 50.61%나 하락했다.
개미들이 원유 상품을 쓸어 담는 건 '현재의 유가는 바닥 수준이고 언젠가는 오르겠지'란 기대감 때문인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막연한 기대감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유 ETN의 열풍을 보면 유가 반등의 기대감으로 개인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본인이 실제의 가치보다 비싸게 사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된다"고 조언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괴리율은 유가 급락과 개인 매수세 유입으로 장중 600%를 넘기기도 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장 종료 기준 괴리율이 30% 넘는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를 오는 24일까지 거래를 정지키로 했다.
전문가들도 과도한 개인들의 원유 상품 투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저유가 상황이 생각보다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현재 원유 상품들의 괴리율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의 괴리율은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고, 개인 투자자들의 괴리율에 대한 이해와 신중한 투자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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