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쇼크]③ 선수촌 입촌 '잠정 보류'…더 길어질 프로야구 '무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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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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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터졌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적 거리두기로 정부 지침이 다소 완화하면서 조금씩 트여가던 스포츠계의 숨통이 이태원 클럽 감염 확산에 또다시 조여질 위기에 처했다.
 

차량을 이용해 퇴촌하는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북 진천에 위치한 진천선수촌은 지난 3월 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의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1년 연기 결정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땀을 흘리던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짐을 싸서 퇴촌해야만 했다.

대한체육회는 재입촌 일정을 잡았다. 정부의 생활적 거리두기 결정에 발맞췄다.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에 걸쳐서 입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던 중 이태원 쇼크가 터졌다. 대한체육회는 즉각 반응했다. 공식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이태원 발 집단감염으로 더 심각해져 진천선수촌 1차 입촌을 1주일 연기했다"고 밝혔다.

결국 배드민턴·체조·탁구 등 8개 종목의 입촌 계획은 19일부터 20일까지로 수정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무너졌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4일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수촌 입촌을 잠정 보류한다"고 번복했다. 이태원 쇼크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태원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 중이므로 매주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선수촌 입촌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훈련 계획은 끝도 없이 미뤄졌다. 1차로 입촌하는 8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무관중 조치가 길어질 KBO리그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편 이태원 쇼크의 손아귀는 한국 프로야구에까지 미쳤다. 기지개를 피던 몸을 다시 움츠리게 했다.

KBO리그는 지난 5일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만에 이어 두 번째 프로야구 개막이었다.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ESPN을 통해 KBO리그가 중계됐다. 볼거리가 없던 미국인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된 것.

특히 ‘빠던’(타격 후 배트를 집어던지는 세리머니)은 큰 유행을 탔다. 미국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MLB)에서는 금기시되는 사항이라 짜릿함을 더했다. NC 다이노스는 졸지에 미국 내 인기 팀이 됐다. 그 이유는 황당하게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NC)주의 이니셜과 같아서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아쉬움도 진했다. 관중이 없기 때문이다. 관중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한국 프로야구만의 응원 문화를 세계에 알릴 기회였다. 둘째는 구단의 수익과 직결되는 입장료 때문이다. 이에 KBO는 단계적 관중 입장을 준비했다. 첫 계획은 20~25%였다. 10개 구단은 원칙도 세웠다. 철저한 방역, 마스크 의무화, 줄 서기 간격 유지 등이다.

그러나 이태원 쇼크로 단계적 관중 입장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6일 두 명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0명대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19일 13명이 증가한 1만1078명으로 집계됐다.

KBO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관중 입장 시기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관중 입장을 준비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회의를 열어서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덤덤하게 대답하면서도 10개 구단 선수 중에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사람이 있는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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