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SM그룹] SM상선, 미주노선 확대…글로벌 해운사 도약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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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5-2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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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인도 비수익 항로 없애 원가절감

  • 해운동맹 2M과 미주노선 공동운항

  • 과감한 M&A로 출범 3년 만에 급성장

SM그룹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우오현 회장의 개척정신을 발판으로 위기를 정면돌파하고 있다. 그룹의 해운부문 중 핵심 계열사인 SM상선의 과감한 항로 개척이 눈에 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승조 한미동맹재단 회장이 지난해 12월 15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9 한미동맹 후원 감사의 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우 회장은 재단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사진=SM그룹 제공]


◆SM상선, 우오현 회장의 ‘M&A’ 능력으로 출범...1년만에 무서운 성장세

SM상선은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선견지명과 과감한 개척정신 덕에 출범했다. 우 회장이 특유의 치밀한 인수합병(M&A) 능력을 발휘, 2016년 12월 15일 한진해운 미주‧아주 노선을 인수해 SM상선의 닻을 올렸다.

출범한 지 이제 갓 3년을 넘겼지만 성장세는 무섭다. 당초 한진해운 사태로 국제적으로 실추된 한국해운 위기 상황에서 ‘해운산업 재건’이란 미션이 고스란히 SM상선으로 향했다. 부담 속에서도 SM상선은 뚜벅뚜벅 제 길을 걸어나갔다.

출범 4개월 만인 2017년 3월부터 영업을 시작, 미주노선을 취항시켜 회사의 시스템과 인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SM상선은 출범 당시 12척에 불과했던 자사 선박을 이듬해 21척까지 늘렸다. 불과 1년 만에 21척 선박 확보, 12개 노선 구축, 매출 1조원 달성의 청신호를 켰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해운업계는 “우오현 회장의 과감한 투자로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외 헐값 유출이 우려됐던 선박들을 지켜내는 동시에 해운 전문인력 유출을 막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SM그룹 해운 계열사인 SM상선은 2017년 출범 이후 과감한 노선 개편을 단행, 미주노선에 집중해 1년 만에 물동량 순위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사업초기 비수익 노선 철수, 미주노선에 집중해 ‘수익 개선’

SM상선은 출범 이후 과감한 사업 합리화를 통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순항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매출 4302억원, 영업손실 110억원, 당기순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만 보면 전년 동기 343억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적자 폭을 줄여,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셈이다.

SM상선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주력인 미주노선에 영업을 집중한 결과다.

일단 출범 2년차에 중동과 인도노선을 과감하게 철수했다. 이들 노선은 글로벌 선사들의 공급이 집중돼 있어 선복량이 과잉 공급된 상태였다. 그만큼 선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 운임도 턱없이 낮았다. 신생 기업인 SM상선으로선 글로벌 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급이 낮고, 업력이 짧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기에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한 것이다.

대신 SM상선은 미주노선에 비중을 두면서 비수익 노선에서 빠진 매출과 순익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노선 합리화 효과로 미주노선에서 선적률이 높아졌고 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원가절감에도 성공했다.

◆SM상선, 세계적 해운동맹 2M과 미주노선 본격 개척

SM상선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올해 들어 미주노선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14일 미국 포틀랜드 항만에 기항하면서 본격적인 활로 개척에 나선 것. 이날 SM상선의 SM칭다오호는 중국 닝보~상하이~부산~밴쿠버~시애틀을 거쳐 미국 포틀랜드에 입항했다. 정기 컨테이너 선사가 포틀랜드에 서비스를 취항하는 것은 2017년도 이후 처음이다.

미국 포틀랜드에는 SM칭다오호가 싣고 온 컨테이너 200개가량이 양하됐으며, 현지 수출 화주들을 위해 약 330개의 공 컨테이너가 항만에 배치됐다. 수출 화물은 주로 자동차 부품, 가구, 생활용품, 의류 등이며, 수입 화물은 오리건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목재, 사료와 건초 등이다.

SM상선은 포틀랜드 기항으로 철도 등 미국 현지 내륙운송 인프라뿐만 아니라 현지 항공운송 서비스와도 연계돼 물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SM상선은 올해 초 미국 포틀랜드 기항을 시작했다. 사진은 항만에서 SM상선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 모습. [사진=SM그룹 제공]


최근에는 천군만마 같은 파트너도 생겼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중 하나인 2M 얼라이언스와 이달 들어 공동운항 서비스에 나선 상태다. 2M은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2위인 스위스의 MSC가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얼라이언스 공동운항은 선사들이 특정노선에 서로의 선박과 선복을 공동으로 운영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공동운항 서비스는 2023년 3월까지 유지된다.

공동 서비스의 첫 항차는 PS1(Pacific South west service 1, 이하 PS1) 노선의 머스크 알골(Maersk Algol)호로, 지난 6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칭다오를 첫 출발해 상하이~닝보~한국 부산~미국 롱비치를 잇는 기존 노선에 미국 오클랜드까지 추가 기항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롱비치는 SM상선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기항지다. 2019년 상반기에 미국 롱비치~한국 구간 오렌지 수송량의 30%를 선적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SM상선은 2018년에도 이 구간에서 오렌지 선적량 1위를 차지하며 꾸준한 성장세다.

PS1 노선에서는 1만15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6척으로 구성된 선대가 아시아∼미주 간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 나른다. 또 다른 노선인 PS2 노선은 1만3000TEU급 선박 총 17척으로 운영된다. SM상선은 이들 선박을 통해 북미 전역으로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농수산물, 소비재 등 다양한 화물을 운송할 계획이다.

 

2017년 4월 우오현 SM그룹 회장(오른쪽이)이 SM 롱비치호 이석 선장에게 안전운항을 기원하며 격려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SM그룹 제공]


앞으로도 SM상선은 2M과 공동운항, 선박 교환, 노선 개설 등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자연스럽게 미주 노선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기존보다 선박 크기가 2배로 늘어나 컨테이너 단위당 원가를 절감,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미주 노선 확대로 인해 아시아 권역 내 항로는 줄인다. 이달부터 비핵심 항로인 일본 노선은 아예 중단하기로 했다. 첫 개항 후 3년 만이다.

새로운 미주 노선 기항지와 겹치는 중국 칭다오를 향하는 컨테이너선도 운항을 멈추되, 상하이 쪽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중국 물동량을 처리할 방침이다.

비주력 항로인 아시아 노선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익성이 높은 미주 노선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앞으로도 SM상선은 세계적 해운동맹과의 공동운항을 통해 운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칠봉 SM그룹 해운부문 부회장은 “2M과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화주에게 신뢰받는 선사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국내외 산업 경제가 어렵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전 임직원이 합심해 헤쳐나가겠다”고 시장개척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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