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금 밀리고, 보험 깨고 코로나발 가계부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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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입력 2020-06-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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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 연체율 한분기 만에 최대 0.17%포인트 상승

[그래픽=아주경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서민들의 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신용카드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고 보험을 해지하거나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서민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지표가 더욱 나빠지면서 하반기에 서민들의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부실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 말 대출 연체율은 4월 말에 비해 0.02% 포인트(p)씩 상승했다.

4월 말 기준 0.21∼0.33%였던 연체율은 한 달 후 0.23∼0.35%로 집계됐다. 3월에 일시적으로 하락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통상 은행들은 3, 6, 9, 12월에 정기적으로 부실 채권을 매각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를 제외하고 보면 큰 틀에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16∼0.32%에서 0.17∼0.33%로 각각 0∼0.02%p 올랐다.

신용도가 좋은 차주들이 이용하는 1금융권의 연체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은 가계의 부실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문제는 서민과 소상공인들의 대출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 만큼, 하반기에 부실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서민들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체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가계의 부도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가계의 부실 징후는 1금융권뿐만 2금융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연체율은 한 분기 만에 최대 0.19% 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가 지난해 말 2.09%에서 올해 3월 말 2.26%로 연체율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7개사 중 연체율이 개선된 곳은 롯데카드(0.25% 포인트 하락) 한 곳뿐이었다.

카드사들의 1분기 연체율은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3월 들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분기부터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연체율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계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생명·손해보험사 8곳의 지난 3월 해지 환급금은 3조162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5% 급증한 수준이다. 보험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약관대출도 같은 기간 26.6% 증가한 2조7009억원을 나타냈다.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약관 대출 규모도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형 생명보험 3개사(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와 손해보험 5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손해보험)의 3월 약관 대출 규모는 2조70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6% 급증했다.

가계의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권이 영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잡는 것도 서민들의 자금 융통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실업과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하면 여신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탓에,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량 차주 모시기에 더욱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 등 리스크 지표는 경기를 후행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지표나 더욱 나빠지고, 상환유예 등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면 서민들의 재정은 사실상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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