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갑포차' 하윤아 작가의 직격 일문일답 "따뜻한 인간애로 가득 찬 판타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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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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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따뜻하게 데우고 깊이 울리는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물들이고 있는 JTBC 수목드라마 ‘쌍갑포차’(극본 하윤아, 연출 전창근, 제작 삼화네트웍스, JTBC스튜디오, 12부작). 그 중심에는 판타지 드라마 속에 인간애를 담아낸 하윤아 작가가 있었다.

완벽하게 짜여진 개연성, 몰입도를 높이는 에피소드,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전생 서사로 시청자들에게 “갓윤아”라는 애칭을 얻은 하윤아 작가가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직접 답변을 보내왔다.

[사진 = 삼화네트웍스, JTBC스튜디오]


다음은 직격 일문일답.
 
Q. ‘쌍갑포차’는 동명 웹툰 원작으로, 드라마의 각색 포인트가 화제다. 대본 집필을 시작했을 때, 원작과의 차별점을 어디에 두었는가? 특히 월주(황정음)의 전생서사가 시청자들의 궁금증 1호인데, 이 서사를 새롭게 창작할 때 중점을 둔 포인트는 무엇인가.
원작 웹툰은 워낙 명작이고, 나도 몰입해서 읽었던 작품이라 당연히 부담감이 있었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그대로 12부작 드라마에 반영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손님들의 사연은 한 회에서 마무리 짓고 대신 주인공인 월주에게 더 집중하기로 했다.

월주의 전생 서사와 성격은 ‘이 신비한 이모님은 언제부터,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된 것일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한편으로, “무관해 보였던 인물들 간에도 알고 보니 다양한 인연으로 이어져 있었더라”라는 원작에서 가장 놀랐던 지점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건 세상이 모두 이어져 있고, 업보와 인연이 돌고 돈다는 일종의 ‘주제의식’이었으니까. 그래서 “알고 보니 월주와 주변 인물들 간의 서사가 기구하게 엮여 있었다”라는 방식으로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후반부에 서서히 풀릴 예정이다.
 
Q. 판타지 드라마다 보니 글로 쓰며 상상했던 것과 영상으로 구현된 것을 직접 보는 것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영상으로 보았을 때, 특히 좋았던 장면을 꼽는다면.
“과연 이게 잘 나올 수 있을까”라고 다소 걱정하며 썼던 장면들을 전창근 감독님, 모든 배우 분들, CG팀이 기가 막힐 정도로 멋지게 만들어주셨다. 최고의 장면은 단연 2회 ‘무의식의 무의식’이었다. 비밀번호를 잘못 눌러 다리가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은 숨도 못 쉬고 눈도 못 떼고 봤다. 주인공들의 위기와 압박을 극대화해 준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1회에서 월주가 최후를 맞이한 신목의 흐드러지게 아름답고도 처연한 분위기, 4회에서 귀반장(최원영)의 반전매력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악귀 처단 장면, 6회에서 태몽구슬을 귀엽고 앙증맞게 표현한 디테일 등, 모두 다 놓칠 수 없는 최고의 장면들이다.
 
Q. 손님들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심혈을 기울였던 한풀이 사연이 있었나.
5회의 객귀(치매 걸린 남편을 떠나지 못하는 아내의 영혼) 에피소드는 여러 번 다시 썼다. 4회까지가 포차의 멤버들과 운영 방식을 소개하는 한 매듭이었다면, 5회는 주인공들의 전생 서사를 본격적으로 풀면서 새로운 매듭을 시작하는 회차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피소드 자체의 분위기도 이전 회차들과는 차별화를 주고 싶었고, 그 사연이 주인공들의 서사, 감정선과도 자연스럽게 엮여 들어갈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지 못하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는 월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남편의 심정에 공감하는 귀반장은 손님의 한풀이를 해결하는 데에서 한층 확장되어 각자의 감정선을 그려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Q. 황정음, 육성재, 최원영 등 배우들의 연기를 어떻게 보았나.
먼저, 황정음 씨는 단연코 ‘믿보황’이었다. 과격한 개그부터 가슴 미어지는 눈물 연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황정음 씨가 아니었다면 괴팍하면서도 절절한 사연을 가진 월주라는 인물을 구현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육성재 씨의 산뜻한 외모는 그 자체로 세상에 없는 순수청년이면서 귀염둥이인 동시에 손님들의 사연을 해결할 때는 영민한 키맨이라는 한강배 설정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트레이드마크인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포차에서 유일한 인간인 강배 캐릭터에게 편안한 사람 냄새를 입혔다. 최원영 씨를 보곤 “이런 매력이 있을 줄이야”하고 놀랐다. 큰 키, 태평양 어깨, 다정다감 동굴 보이스, 사연 어린 눈망울, 설렘을 유발하는 손짓, 헐렁한 웃음 뒤에 숨겨진 강렬함까지 있다. 이제 ‘아재파탈’은 귀반장의 테마이며 동시에 최원영의 테마가 될 듯하다.
 
Q. 어느덧 ‘쌍갑포차’가 중반부를 넘어섰다. 앞으로 남은 6회, 어떤 점을 시청자들이 중점적으로 봐주길 바라는가.
크게 세 단계로 나누자면, 초반부는 손님들의 사연을 풀어주며 월주, 강배, 귀반장이 합을 맞춰가는 과정이었고, 중반부에선 포차 3인방과 주변 인물들 간의 기구한 전생 서사와 인연이 드러나는 중이다. 남은 후반부에선 지금껏 드러난 인연들로 인해 그동안 쌓여왔던 관계들이 흔들리고, 깨지고, 새로운 형태로 재정립되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그 과정에 시청자분들이 함께 몰입하고 응원해주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Q. 12회가 모두 마무리되면, ‘쌍갑포차’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드라마로 남길 희망하나.
원작을 읽기 시작해 드라마 집필을 마칠 때까지 내내 ‘모든 것은 돌아온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뱉은 가시 돋친 말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고, 별것 아닌 듯했던 선행도 결국 복으로 되돌아온다”는 세계관에 빠져 있다 보니 아주 조금씩 나라는 사람이 달라졌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나도 모르게 한 번은 더 생각해보게 됐고, 그 작은 습관 하나가 주는 파장이 생각보다 컸다. 이렇게 ‘쌍갑포차’가 시청자분들에게도 아주 작지만 기분 좋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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