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증권사들이 하나투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를 501억원으로 추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937억원)보다 74.1% 줄어든 것이다. 영업손실도 2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6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여행업체도 마찬가지다. 모두투어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1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06억원)보다 79.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11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1분기 14억원 적자에 비해서도 대폭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여행사들은 극도의 침체를 겪고 있다. 올 1분기에는 하나투어·모두투어 외에도 롯데관광개발이 7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마저도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는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감소 때문이다. 지난 4월 해외여행을 가려는 출국자는 3만1425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224만6417명)보다 98.6% 급감한 수치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도 2만9415명으로 98.2% 줄었다. 여기에 휴가철이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패키지 상품 예약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6월 들어 국내에서 일부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고 유럽 일부 국가가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해외여행을 재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정부가 비성수기 여행주간을 6월 20일~7월 19일 한 달로 확대하고 최대 4만원의 숙박 할인쿠폰 100만개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여행업계 살리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생존을 위한 ‘초긴축’에 돌입했다. 하나투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6월부터 3개월간 무급휴직을 한다. 여행사 대부분이 8~9월까지 휴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에 대한 관점이 변화했기 때문에 여행업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과 ‘비대면’으로 여행문화가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예전처럼 휴가철에 관광지를 찾기보다는 주말 등을 활용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그 방증이다. 국내 특급호텔들이 시설 내 레저 프로그램, 이벤트를 강화하는 등의 이른바 ‘호캉스족’ 모시기에 돌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행업체가 만든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맞는 현지 숙소, 여행지, 교통편 등을 직접 고르고 선택하는 맞춤형 여행이 중요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현지 호스트가 그 지역과 게스트의 특성에 맞게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게스트와 소통하며 특별한 장소에서의 경험과 활동을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트립(Trip) 호스팅’ 서비스를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특별하면서도 공유하고 싶은 경험을 주지 못하는 여행상품은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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