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초고속인터넷·유선서비스 해지 쉬워진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차현아 기자
입력 2020-06-29 16: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가입신청과 함께 기존 서비스 해지도 한번에

  • 기존 가입자 '집토끼' 대신 '산토끼' 유치경쟁 과열 우려도

[사진=연합뉴스TV 제공]

내달부터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을 결합한 유선 상품의 가입회사를 바꾸기만 하면 기존 가입내역이 자동으로 해지된다. 가입자가 타사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수십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제공하거나 해지신청을 고의로 누락하는 '해지방어' 행위로 고객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가 내놓은 개선책이다. 다만 이번 정책 시행으로 타사 가입자를 자사 신규 가입자로 유치하기 위한 경품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달부터 유선 결합상품의 원스톱 전환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원스톱 전환서비스는 이용자가 초고속 인터넷과 IPTV 등의 상품을 새로 가입하고 싶을 때 해당 이통사에 가입신청만 하면 기존 이통사에 해지신청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해지되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신규 통신사에 가입신청과 함께 기존 통신사에 해지신청도 해야 가입이 완료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해지 과정에서 이통사들은 가입자 해지를 막기 위해 이른바 '해지방어' 마케팅을 이어왔다.

이통사들의 과도한 해지방어로 피해는 속출했다. 해지신청을 해도 이통사들이 신청내역을 고의로 빠뜨려 신규 가입 서비스와 기존 가입 서비스에 이중 과금이 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수십만원 상당의 사은품과 보조금을 지급하며 해지를 막는 일도 빈번했다.

반대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계약기간 만료를 앞두고 일부러 해지신청을 여러 차례 넣어 상담원으로부터 보조금을 챙기는 방법인 '해지방어 꿀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 상담센터 상담원들이 과도한 해지방어 경쟁에 내몰린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방통위도 2018년 말 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이후, 방송통신사업자와 법률·통신·소비자정책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도개선 연구반을 운영해 왔다.

원스톱 전환서비스는 내달 1일부터 25일까지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27일부터 확대 시행된다. 이번 서비스는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나 IPTV 등을 각각 4회선 이하로 사용하는 개인이나 개인사업자, 기관 등만 이용할 수 있으며, 다회선 가입자는 이용할 수 없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번 원스톱 전환서비스의 도입으로 사업자들의 부당한 해지방어 행위가 근절되고 이용자의 편의성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 시행을 계기로 이통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통사들이 해지방어를 못하게 되면서 자사의 장기 가입자를 지키기보다는 타사 고객을 신규 가입자로 유치하려는 마케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별로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위인 KT는 자사 결합상품 가입자를 위한 혜택에, 2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3위 LG유플러스는 신규 가입자 대상 혜택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책 시행 이후 당분간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마케팅이 과열 양상을 띨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또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번 정책 시행을 신규 가입자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거라는 일종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방통위는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품 마케팅도 엄격히 제재하고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현장에서는 이번 정책을 두고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스톱 전환서비스 개요.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