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이상직 지분 헌납…제주항공 협상 테이블로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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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6-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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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깜짝 간담회' 개최…410억원 지분 헌납

  • "당초 M&A 약속 이행해 달라"며 책임론 주장

  • 제주항공 "관련 내용 전달 받지 못했다" 반박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오른쪽)와 김유상 경영본부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주의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지부진했던 양사 간 인수합병(M&A)의 공은 결국 제주항공으로 넘어가게 됐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창업주의 지분 포기 결심을 알리며 “대주주가 회사를 포기하고 헌납까지 하게됐다”며 “지금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제주항공의 인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사전 예고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됐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 해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창업주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은 계속 확산됐다. 체불 임금 규모는 인수 금액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38.6%)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은 이스타홀딩스(38.6%)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41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66.7%)과 딸(33.3%)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최 대표는 “제주항공은 당초 내걸었던 M&A 약속을 확실하게 이행해 달라”며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주길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재차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정부에도 과감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국민의 항공료 부담 완화, 항공여행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해온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최근 사면초가 위기에 놓여 있다”며 “함께 피땀 흘려 일궈온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구체적인 임금 체불 문제 해소 방식과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에 반납된 지분으로 어떻게 체불 임금을 해소할 재원을 마련할지와 체불임금 250억원 전체를 모두 해소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을 피했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기체결된 이스타항공 지분 매각 계약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사전 공지를 받지 못했고, 관련 내용도 검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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