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값 급등으로 전세물건이 귀해지면서 서울 빌라의 매매와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2004년 준공된 송파동 A빌라의 경우 18㎡(이하 전용면적 기준) 매매가가 4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4억1000만원에 사실상 거래가 성사된 상황이었지만, 인근 집값이 오르자 주인이 매도를 보류했다.
서울 강남권 공인중개사들은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낮은 구축단지에서 거주하던 서민층이 전세에서 쫓겨나면서 어쩔 수 없이 인근 빌라를 찾는 경우 늘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송파구 송파동의 C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아파트 매수 문의는 뚝 끊기고 빌라 문의만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빌라 매물도 씨가 말라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치동의 B공인중개사 대표는 "학군 때문에 동네를 못 벗어나는 서민층이 가격이 저렴한 빌라, 심지어는 반지하로 가면서 생활이 많이 열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군이 센 지역들 위주로 빌라 전세물건도 씨가 마르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8억3541만원이다. 그러나 빌라 중위 가격은 2억대 초반으로, 아파트의 4분의1 가격이다.
전세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점도 빌라의 인기 요인이다. 6·17 부동산 대책의 전세대출 규제 대상에 투기과열지구의 3억원 초과 아파트가 들어갔지만, 연립·다세대 주택, 빌라 등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이 오를수록 아파트의 대체재인 빌라의 매매·전셋값이 풍선효과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빌라는 보통 아파트의 매매가보다는 전세가를 따라간다. 아파트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아파트 상승 폭을 따라가긴 힘들어도 동조하는 수준까진 올라갈 것"이라며 "서울이 53주 연속 전세가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빌라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 도심에서는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빌라의 희소성이 있는 편"이라면서
"노후 불량 주택들을 흔히 다가구주택이라고 하면서 재건축·재정비 사업지로 보는 경향이 많지만, 특별히 다른 호재도 없고 정비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지역의 빌라 가격 상승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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