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필터서 벌레가 꿈틀...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책임자 징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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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7-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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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한 아내가 마셔" 호소 국민청원 7000명 돌파

"임신한 아내와 뱃속 아이가 마셨을 생각을 하니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 수돗물 유충 사태 관련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난해 5월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1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저희 집의 샤워기 필터는 1~2주면 붉게 변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출근길 뉴스에서 인천 서구의 수돗물에서 붉은 녹물이 아니라 유충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는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고 피해를 토로했다.

그는 "얼마 전 임신한 아내와 배 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면서 "대통령님, 어떤 게 들어있을지 모르는 붉게 물든 물,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가 기어 다니는 물 드셔 보신 적 있으신가. 가족에게 먹일 수 있으시냐"고 격분했다.

이어 "관련 부서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미추홀 생수를 주겠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해결하겠다는 목표도 없이 행정적인 태도로 안이하게 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인천의 붉은 수돗물, 그리고 이번의 유충 수돗물까지 이것은 자연 재난이 아니다. 이것은 장담컨대 사람에 의한 재앙, 인재"라며 "붉은 수돗물 사태를 교훈 삼아 더 잘 관리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고 일반 사용자는 모른다는 이유로 그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천시 상수도사업소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또 아무렇지 않은 일 처럼 넘어가지 마시라"며 "부서장이 아닌 관련 실무자, 관리자 모두의 책임이다. 꼭 사실을 밝혀 처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글은 16일 오전 9시께 7772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15일) 기준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민원이 100건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지역은 인천 서구, 부평구, 계양구, 강화군 등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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