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농수산물 소비 바꿨다]② 동해서 잡히던 오징어, 서·남해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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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09-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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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온 상승 탓, 오징어 플랑크톤 먹이사슬 변화

  • 해수부 '장기해양생태계' 연구팀 "오징어, 더 큰 동물플랑크톤 찾아 서식지 이동"

이제 동해안 오징어는 옛말이 돼 버렸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먹이사슬이 바뀌면서 오징어는 동해 보다 서해와 남해에서 주로 잡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해양수산부 '장기해양생태계 연구'에 참여한 이충일 강릉원주대 교수와 이상헌 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오징어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오징어가 양질의 동물플랑크톤을 찾아 여름에는 서해로, 겨울에는 남해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북 죽도시장 오징어[사진=연합뉴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2019년까지 동해의 온도를 분석한 결과 2000년대의 연평균 표층 수온이 20여년 전인 1980년대보다 약 0.65℃ 상승했다.

동해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닷속 플랑크톤 종(種)도 변화가 생겼다. 식물플랑크톤에 대해 대형 종보다 소형 종이 더 많이 번식한 것이다.

이는 바다 저층으로부터 식물플랑크톤 성장에 필요한 중요 영양염 공급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이러한 환경 조건에서는 작은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이 큰 식물플랑크톤에 비해 유리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로 인해 식물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동물플랑크톤의 크기에도 변화가 생겨 오징어는 더 큰 동물플랑크톤을 찾아 동해에서 서·남해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오징어 서식지 적합지수 산출 결과 여름철에 서해의 적합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겨울철에는 남해의 적합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미국 하구·연안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저명 학술지 '하구와 연안'(Estuaries and Coasts) 5월호에 게재했다.

송명달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그간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의 영향에 관한 연구는 수온 상승 등 해양의 물리적 환경변화를 중심으로 연구됐지만, 이번 연구는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의 변화에 관한 연구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기후변화 연구를 위한 해역을 확대해 해양생태계와 수산 자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해양생태계 모델 개발과 적용을 통해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적응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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