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내로남불상이 있다면 후보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국민의 해외여행을 제한해온 외교부 수장 강경화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으로 요트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에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5일 온라인상에는 강 장관 부부를 겨냥해 "당신의 사생활을 존중한다. 다만 나의 사생활도 존중해달라",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국민만 바보인가", "당신만 인생을 즐기나, 학업과 신혼여행을 미룬 국민들도 있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여행이라면 전국민 여행 가도 된다는 것인가" 등의 항의성 댓글이 쏟아졌다.
외교부는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 동안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를 재발령하고 국민들에게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며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해왔다.
그러나 정작 외교부 수장의 남편인 이 교수는 이 기간 해외 요트여행을 계획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수의 개인블로그에는 미국 뉴욕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 여행을 떠나겠다는 계획이 공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금세 돌아올 지 아니면 단기적으로 두어번 귀국 때 와있을지 아니면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등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여행을 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강 장관은 4일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교수의 블로그는 현재 폐쇄한 상태다.
정치권도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부 장관이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입장에서 그 부군 되는 분이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것인가”라며 "'강로남불'까지 생길 판"이라고 비꼬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해임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글도 올라왔다.
반면 일각에선 배우자의 사생활이 공직자 개인의 역량과 도덕성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일부 누리꾼들은 "문제를 일으킨 건 장관 본인이 아닌 '남편'", "법적테두리 안에서 즐긴다는데 공산국가도 아닌데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돌아와서 자가격리하면 되는 일인데 논란이 되는 게 이상하다" 등의 중립적인 의견들을 내놓았다.
최근 미국으로 건너가 부정선거 의혹 시위를 펼친 민경욱 전 의원의 일탈 행위와 비교하는 의견들도 눈에 띄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 전 의원은 '민로남불'이라고 칭하며 "재판 기피하고 나가지 말라는 여행,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나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교수의 해외여행)이것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 강 장관을 공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참에 프라이버시와 공적 책임 영역이 어디까지 져야 되는가에 대한 기준을 만들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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