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하면 상품권"...롯데카드 '혜자카드' 정리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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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0-10-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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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택만 누리는 체리피커 늘어 역마진

  • 주인 바뀐후 전사적 적자 상품 줄이기

"카드해지하시면 30만원까지 상품권 드려요."

#직장인 A씨는 최근 롯데카드에서 지난해 단종결정된 카드 해지를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 A씨가 사용 중인 카드를 해지하거나 다른 카드로 교체할 경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30만원 규모의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올 초에도 롯데카드로부터 카드 해지 대가로 15만원까지 상품권을 제공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상품권 금액이 두 배 가까이 뛴 것을 보고 카드 이동을 고민했지만 유효기간이 3년이나 남았고, 워낙 혜택이 많은 알짜카드라 해지하지 않기로 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카드가 적자폭이 커지는 이른바 '혜자카드' 정리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카드의 부수 혜택만 누리는 일명 '체리피커'가 늘어나면서 역마진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롯데카드는 지난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뀐 후 전사적으로 적자 상품 줄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알짜 카드를 단종하고 있다. 대표 알짜카드로 꼽히는 '텔로 SKT', ‘아임욜로(I’m YOLO)’, '벡스(VEEX) 플래티넘', '라이킷펀(LIKITFUN)', '뉴페이코(New PAYCO)' 등이 단종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벡스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이 카드는 연회비 2만원 수준으로, 전 가맹점 1%, 해외가맹점 1.5%, 자동차 구매 2%를 한도 100만 포인트까지 적립해 주는 등 카드 혜택이 다양해 입소문을 탄 카드다.

같은 날 발급 중단된 라이킷펀 카드도 연회비가 1만원임에도 전월 실적 30만원만 채우면 최대 연 42만원가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알짜 카드였다. 또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인 ‘페이코 플래티넘’ 카드도 단종을 논의 중이다. 

적자상품 정리 기조와 올해 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 대응 위기가 맞물리면서 비용절감 압박이 커진 모습이다. 지난 8월까지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매출액 급감을 막았지만, 하반기부터는 실적 급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 단종을 결정해도 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카드사의 고민이 깊다.

단종을 결정해도 신규 발급만 중단될 뿐 기존 카드 발급자의 최대 5년까지 유지되는 유효기간 내에는 카드 혜택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 통신사 제휴카드인 '텔로 SKT'의 경우 지난해 12월 단종을 결정했지만 고혜택으로 인해 카드를 해지하려는 소비자가 적은 상황이다. 

한편 여신금융협회는 이처럼 수익구조가 맞지 않는 카드 출시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관련규정을 마련했다. 지난해 1월부터 신규 카드 개발 시 판매비용보다 수익이 크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실시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단종을 결정할 경우도 절차가 어렵지만, 신규카드도 수익성 분석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손실이 나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는 등 규정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텔로 SKT 카드  [사진 = 롯데카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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