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20%대 고금리에 허덕…'빚내서 빚 갚기'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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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이봄 기자
입력 2020-10-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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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금융 금리 법정 최고한도 24% 육박

  • 대부업체도 대출 중단…사금융 내몰려

  • 작년 개인파산 4만여건…12년만에 증가

[사진=연합뉴스]


경기불황으로 대출 한도를 대부분 소진한 서민들이 생계를 위해 2금융의 소액대출을 이용하면서 향후 가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대부분 소액대출 상품의 6~8등급 저신용자 평균금리가 20%대로 높게 책정돼 있어서다. 고금리 상품을 활용한 서민들이 이자 부담을 못 이길 경우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어 금융당국의 시급한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20% 이상 고금리에 서민들 벼랑끝
6일 저축은행중앙회의 금리공시에 따르면 SBI, OK, 신한, 웰컴, JT 등 저축은행이 판매 중인 무담보 대출 상품의 경우 6~8등급 저신용자들의 평균 금리는 20%대로 나타났다. 법정 최고한도인 24%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2018년 정부의 법정 대출 최고금리 인하 조치로 저축은행들도 중금리대출 영업을 확대 중이지만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은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소액대출상품은 소득증빙이나 서류가 필요 없어 보통 저신용등급자들이 사용한다. 대부분 300만원 안팎으로 받고, 대출 심사가 빨라 ‘급전대출’이라고도 불린다. 

SBI저축은행 '스피드론'의 경우 연 금리 18.8~23%로 구성돼 있다. 세람저축은행의 '론바로' 소액대출 상품은 신용등급 6등급 이하에 취급액의 94.75%가 판매됐고, 적용받은 금리는 19.39%로 연 20%에 육박한다. OK저축은행의 '주부 OK론'도 최고 23.9%의 금리를 받고 있고, 웰컴저축은행의 '주부신용대출'도 연 5~23%로 금리가 책정돼 있다. 대신저축은행의 '스텝론'도 8등급의 평균금리를 24%까지 받고 있다.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한 셈이다. 

신한저축은행 '참신한간편대출'의 경우도 80% 이상이 6~8등급의 저신용자다. 평균금리는 19% 수준이다. 자영업자와 주부,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홍보 중인 예가람저축은행 '라이브A론'의 경우도 상품의 75%가 저신용자로 구성돼 있고, 평균금리는 6등급 19%, 7등급 18% 8등급 20%를 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무보증 대출이 아닌, 소득증빙을 요구하는 상품도 대부분 저신용자들이 이용 중이고, 2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받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웰컴뱅크론'의 경우도 57%가 6~9등급인 저신용자이고, 금리는 6~7등급 21%, 8등급 22%, 9~10등급 23%다. JT저축은행의 '점프론' 금리는 6~8등급 20%대, 모아저축은행의 '모아론'도 6~8등급 평균금리 20%대다. 페퍼저축은행 '페퍼신용대출'의 경우도 6~8등급 모두 22%의 금리를 받고 있다. 

◆이자부담에 사금융 내몰리나
이처럼 20%대의 높은 이자 부담으로 인해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제도권 서민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대부업 시장도 금융당국의 대출심사 강화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상황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대형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건수는 10건 미만이었다.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자 부실 위험이 큰 신용대출 사업을 사실상 접은 셈이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대부업체의 대출 거절 등으로 최소 8만명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파산도 증가세다. 법원이 발간한 ‘2020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건수는 4만5642건으로 전년보다 5.2% 늘었다.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개인파산 증가는 한계 차주들이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빚을 끌어다 쓰는 악순환을 반복하다 결국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늘었다”며 “이들은 고금리를 부담해오다 결국 불법 사금융 시장에 기댈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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