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인 장모씨 가족은 지난달 1일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친딸이 있음에도 6개월이던 A양을 입양한 장씨는 방송에서는 A양을 사랑스럽게 쳐다보고, 케이크에 초를 꽂고 "축하해! 건강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A양은 방송 후 12일이 지난 13일 돌연 사망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달 13일 장씨의 집에서 육중한 물체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여러 번 들렸다. 이에 이웃 주민이 찾아가 항의하자 장씨는 사과를 한 후 어린이집에 전화해 'A양이 병원에 가야 해 못 간다'고 알린다. 그리곤 출근한 남편에게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후 친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장씨는 그제야 A양을 병원으로 데려간다. 당시 CCTV에 잡힌 모습을 보면 장씨의 품에 있는 A양은 의식이 없는 듯 축 처져 있다. 병원에 도착할 당시 A양은 이미 심장이 멎은 상태였고, 8시간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장씨는 의료진에게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A양의 영상을 보여주며 "오늘 아침까지도 멀쩡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에는 장씨가 빨리 오라고 소리를 치자 겁먹은 A양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난 9일 장씨에게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검 결과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A양 등을 찍어 장 파열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장 파열 외에도 머리뼈, 갈비뼈, 쇄골, 다리뼈 등 곳곳이 부러졌거나 부러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전형적인 아동 학대의 흔적이었다.
장씨는 올해 초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A양을 입양했다. 하지만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입양 한 달 후부터 학대는 시작됐다. 방송 출연 당시에도 A양의 이마에는 시커먼 멍자국이 있었지만, 놀다 생긴 상처로 넘어갔다.
특히 A양의 멍자국을 발견한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학대가 의심된다며 신고를 했었다. 하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이후 주민이 차 안에 방치된 A양을 발견해 신고를 하고 소아과 원장이 영양실조가 의심된다며 두 차례 더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또다시 돌려보냈다. 결국 경찰의 미흡한 대응에 A양은 아픔 속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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