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치매 원인 밝혀냈다

중증 반응성 별세포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 및 치매 병증 유도 기작[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치매가 발생하는 명확한 원인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치매는 ‘아밀로이드베타’라는 물질이 원인이라는 가설이 유력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해당 물질보다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치매를 유도하는 핵심 요소임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치매 발생의 주요 원인이 밝혀지면서 향후 치료방법부터 치료제 개발 등에 새로운 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과 전희정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류훈 단장 연구팀과 함께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과 치매병증 유도 기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치매는 후기 단계에 신경세포 사멸이 유도되면 진행을 막을 수 없어서 신경세포 사멸 전 단계의 원인·과정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아밀로이드 독성 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가 치매의 원인 물질이라는 가설이 유력했다. 이 가설을 바탕으로 치료제 개발이 진행됐으나, 아밀로이드베타를 제거해도 중증 치매가 지속되는 등의 현상은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뇌가 독성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가 치매 초기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에 주목, 반응성 별세포 중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신경세포의 사멸과 치매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 치매 병인에 대한 가설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부분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은 반응성 별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과산화수소 감소만으로 치매 진행이 억제될 수 있음을 확인해 치매의 새로운 진단 및 치료 전략을 세우고 수행할 계획이다.

제1저자인 전 선임연구원은 “뇌의 독성물질과 함께 스트레스, 뇌손상,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증가로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막으면 치매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달 17일 01시(한국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IF 21.126)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