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도 ‘질병’] 코로나19에 치명적인 비만…“선제적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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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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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개인위생 관리와 함께 ‘비만’의 예방과 선제적 치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비만은 대부분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비만 환자는 체내 염증 수치가 높고, 면역력 약화로 코로나19 방어 능력이 떨어져 감염시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코로나19 환자, 비만할수록 중증으로 악화 가능성 높아”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와 대한비만학회 편집위원회(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구보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각 국가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를 분석, 코로나19와 비만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고령,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은 코로나19 중증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비만에 대해서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이 중국과 미국, 국내 연구를 확인한 결과 과체중 및 비만 역시 코로나19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원저우 3개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진단된 초기 환자 214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방간 및 비만 환자는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이 약 6배 높고 예후 역시 좋지 않았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3개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의 중등도 비만 환자는 중환자실에 더 오래 입원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내 13개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환자의 40%가 BMI 25㎏/㎡ 이상의 비만에 해당했다. BMI는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데 체지방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이다. BMI 20~25은 정상, 25~29.9는 과체중, 30~40은 비만, 40.1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비만할 경우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방세포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루킨-6을 분비하는데, 이러한 염증매개물질인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분비가 결국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이고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남가은 고려대안암병원 교수도 “비만 환자는 만성적으로 염증 반응 및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높다”며 “이로 인한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분비가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병의 근원 비만…예방·선제적 치료 필요”

미국 심장학회(ACC)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공존질환을 가진 환자의 평균 치사율은 심혈관질환 환자가 10.5%로 가장 높았으며 당뇨(7.3%), 만성호흡기질환(6.3%), 고혈압(6.0%), 암(5.6%) 순으로 나타났다.

비만 환자는 정상 체중인 사람을 비교했을 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발병 위험이 14배가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코로나19’ 위험성을 높이고,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김용진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은 “대부분 비만 환자들은 혈당 수치가 높고, 고혈압 등 심뇌혈관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 높아 코로나19에 취약해 감염 시 치명적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비만은 수면장애, 수면 무호흡증 발병 확률을 높인다. 수면 무호흡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비만 환자의 경우 상기도 주변에 지방이 축적돼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단순히 수면 장애뿐만 아니라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심뇌혈관 질환과도 관련 있다.

여성 비만은 생리불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은 성호르몬과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끼쳐 정상적인 생리 활동을 방해한다. 인슐린 분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당뇨, 지방간, 자궁내막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각해 지면 불임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 센터장은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건강한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전문의 처방 등을 통해 사전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동반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고도비만 환자는 진료·상담을 통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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