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5兆 연구비로...카이스트 연구팀 ‘뇌의 기억 유지법’ 비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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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1-01-0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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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스트 정원석 교수 연구팀-한국뇌연구원 박형주 박사팀 공동 성과

  • 자폐증, 조현병, 치매 등 뇌 신경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 마련

  •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현재까지 634개 과제에 8125억원 연구비 지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카이스트(KAIST)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연구팀이 한국뇌연구원 박형주 박사팀과 공동으로 '성인의 뇌가 기억을 유지하는 방식'을 밝혀냈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 뇌·인지과학 연구 분야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인정받아 지난달 23일(영국 현지시간)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됐다.
 

'성인의 뇌가 기억을 유지하는 방식'을 규명한 정원석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사진=삼성전자 제공]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는 뇌 안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시냅스는 사라지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성된다. 그러나 어떻게 기존의 시냅스가 사라지고, 이렇게 사라지는 현상이 뇌의 기억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정 교수 연구팀은 뉴런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교세포 중 가장 숫자가 많은 '별아교세포'가 뇌가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에 시냅스를 제거한다는 자신들의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신경교세포는 뇌에서 뉴런을 도와 뇌 항상성 유지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로 '별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는 이 세포들 중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성장한 생체의 뇌에서도 '미세아교세포'보다 '별아교세포'가 더 활발하게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일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고, 별아교세포에 의한 시냅스 제거 현상이 뇌 신경회로의 기능과 기억 형성에 필수적임을 보여준 것이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현상을 조절하게 할 수 있다면 자폐증, 조현병, 치매 등 뇌 신경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 연구팀은 2017년 6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으며, 박 박사팀은 한국연구재단 뇌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지원을 받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634개 과제에 8125억원 연구비 지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 분야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해당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634개 과제에 8125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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