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파동’ 넘긴 文, 국면 전환 필요성…백신 1호 접종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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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02-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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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까지 실현 가능성 적지만 결단 가능성

  • 靑 “언제라도 맞을 상황 배제하지 않겠다”

문0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국내 접종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접종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시발점은 정부가 도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정성 여부다. 불안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먼저 맞아야 된다는 것이다. 최근 유럽에서 ‘효과 검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AZ 접종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야권 공세의 핵심은 다른 나라의 사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이스라엘 총리,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국가 정상이 먼저 접종을 받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당선인 신분으로 모더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신호탄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 올렸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1번 접종을 대통령부터 하시라”면서 “대통령의 1번 접종으로 청와대발, 민주당발 가짜 뉴스로 누적된 국민의 불신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적었다.

여권은 대통령이 “실험 대상이냐”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정치권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정부가 허락한다면 제가 AZ를 먼저 맞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제가 AZ 1차 접종대상자는 아니지만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 접종은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AZ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제가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AZ 백신을 맞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2일 문 대통령이 백신 접종 1호가 돼야 한다는 이 같은 요구와 관련해 “국민적 불신이 생기면 언제라도 가장 먼저 맞을 상황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하지만 백신을 맞겠다는 비율이 90%를 넘어선다. 당국 방침이 수정되지 않거나 불신이 생기지 않은 한,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생기면 대통령이 먼저 접종할 수 있지만, 현재 여론을 봐선 사실상 ‘대통령 1호 접종’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청와대가 인용한 ‘90% 이상’이라는 수치는 최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등을 통해 1차 접종 대상인 요양병원·시설 관계자를 조사한 결과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적 불안감 해소를 위해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피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65세 이상을 제외한다는 질병관리청 지침은 현재 유효한 상태”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만 68세로 백신 접종 계획상 2분기에 접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청와대와 여권 안팎에서는 백신 1호 접종을 신현수 민정수석 사태 이후 국면전환용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솔선수범 차원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굳이 야권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 17일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1호 접종자는 백신 배송과 접종 일정이 구체화하는 25일이나 26일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확정되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단 청와대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국회에서 국가 인권위원회,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 소관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지난해 12월말 취임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에서는 유 실장을 포함해 김상조 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등 주요 참모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사의 파동을 겪은 신 수석은 관례대로 이번 업무보고에 참석하지 않는다. 신 수석은 불출석 사유로 ‘비서실장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국정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을 고려해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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