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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이뱅크 제공]
다만 케이뱅크는 테슬라처럼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지는 않았다. 케이뱅크는 국내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실명계좌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해 지난해 6월 업비트와 ‘원화 입금 서비스’ 제휴를 맺었을 뿐이다. 업비트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케이뱅크에 계좌를 만들어야 해, 케이뱅크 수신액 및 고객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휴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업비트는 출범 이후 고전하던 케이뱅크에 ‘퀀텀 점프’의 기회를 줬다. 지난해 암호화폐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자, SNS나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케이뱅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가입자 및 수신액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수신액 증가와 거래고객 수가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광풍 효과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1만 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무섭게 치솟기 시작해 지난달 말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했다.
케이뱅크도 수신액 급증에 놀란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이달 1일부터 수시입출금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를 기존 0.7%에서 0.6%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플러스박스는 최대 1억원까지 하루만 맡겨도 조건 없이 이자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운 케이뱅크의 주력 상품이다. 또한, ‘듀얼K 입출금통장’ 우대금리도 0.1% 포인트 낮춰 최고금리가 0.6%로 떨어졌다. 연초부터 주력 상품 금리를 낮췄다는 건 수신액 증가 속도가 가팔라 이미 목표치를 채웠다는 뜻이다.
이달 들어서도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케이뱅크의 수신액 확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암호화폐 거래소와 계좌 제휴가 돼 있는 만큼, 시중에 떠돌던 투자 대기 자금이 케이뱅크로 몰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꺼지지 않는 이상 케이뱅크는 수신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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