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디스플레이 모델’ 본보기 삼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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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03-19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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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임오프 보장’ 등 포함...인사권 관련 협상 쉽지 않을듯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협약을 위한 실무교섭 과정에서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보장 등을 포함하는 논의를 테이블에 올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사 간에 협의 중인 일부 조항을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을 참고해 논의를 이어가자고 노조 측에 제안했다.

삼성그룹의 5개 전자 계열사 중 처음으로 합의를 이룬 ‘삼성디스플레이 모델’을 참고해 의견 차이가 크지 않은 항목부터 합의안을 도출하고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관계자는 “교착 상태가 지속되자 회사 측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와 같은 제안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노·사의 눈높이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사측이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지난 1월 109개 항목의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해당 합의안에는 연 9000시간의 타임오프를 인정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타임오프제는 조합 내에 노조 활동을 전담하는 인원을 둘 수 있는 제도다. 노조 전임자의 활동을 보장하는 등 전반적인 노조 활동 보장을 명문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모여 구성한 삼성전자노동조합공동교섭단은 현재 조합원 규모가 2000명을 넘는다.

이 규모를 고려하면 단체협약에 근로시간 면제가 포함되는 경우 고용노동부고시에 따라 최대 1만 시간의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고, 지역분포에 따른 근로시간면제 한도 규정에 따라 10%를 추가로 부여받을 수 있다.

노조 측은 제안의 심층적인 검토 등을 위해 다음 교섭까지 한 달가량의 시간을 요청했고, 회사 측이 이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 실무교섭은 4월 중에 개최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모델을 참고해 다수 조항에서 이견을 좁힌다면 교섭 과정이 더욱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하면서 현재까지 별다른 쟁의나 파행 없이 다소 원만하게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다만 인사권과 관련된 조항 등 일부 핵심 쟁점에서 쉽게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조 측은 일부 의사결정 과정에 노·사 간의 논의를 거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급여나 성과급 책정의 기준이 되는 목표치를 설정하는 과정에 노조가 함께 참여하거나, 인사이동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급여·성과급 책정이나 인사 이동 등의 권한을 내려놓는 것은 어떤 기업이더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므로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에서 임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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