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17일 열린 '2021 아시아 태평양 금융포럼'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에 따른 증시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글로벌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과잉 유동성 이후 글로벌 투자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다시 주식 시장 조정이 나타날 경우 투자를 늘릴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 상승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면 결국 증시는 다시 상승한다"며 "지금은 금리에 대해 걱정하지만 이에 따른 증시 조정이 있을 경우 글로벌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증시의 펀더멘털적 상승 여력은 두 자릿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흥국 시장의 향후 6~12개월 상승 여력은 14.1%에 달한다.
특히 유 본부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증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늘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1조3000억 달러였는데 지금은 당시보다 2.4배 많은 수준의 돈을 풀고 있다"며 "미국 M1(협의통화) 증가율은 67.0%, M2(광의통화) 증가율은 25.8%로 엄청난 규모로 유동성을 풀고 있는데, 이를 반영해 미국 증시가 얼마나 오를지 계산해보면 아직 한참 더 올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미 연준의 테이퍼링 또는 금리 상승 현실화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유 본부장은 "일시적으로 경기가 살아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여러 고용시장 지표를 보면 아직 회복했다고 평가할 수준이 아닌데, 특히 노동참여율과 장기실업률 등을 보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정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현재 1.6% 수준인데, 3%까지 오르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아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특히 이날 강연에서 직접 개발한 투자 전략 모델인 '식스센스 모델(6-Sense Model)'을 바탕으로 주식시장 매력도가 높은 국가로 한국과 중국, 대만을 꼽았다.
식스센스 모델은 △밸류에이션을 비롯해 △이익 모멘텀 △유동성 △경기 선행 지표 △주식 선호도 △정책 환경 등의 항목에 각각 -1점부터 +1점까지 부여해 총점을 도출해 투자 매력도를 진단한다.
식스센스 모델에 따르면 한국과 대만 증시 총점은 각각 4.5점, 중국은 3.5점을 기록했다.
유 본부장은 "통상 +3점 이상일 경우 해당 국가 증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추천하는데, 이들 국가의 주식 시장 매력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신흥국 투자 전략과 관련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한국과 중국, 대만에 투자하지 않고서는 적절한 수익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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