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 개정안’, 이른바 ‘은행빚 탕감법’에 대해 금융업계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6일 “지원 대책에 들어가는 지원 규모나 범위 등은 은행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된 은행 재산권 침해와 건전성 저해 우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은행법 개정안’과 ‘금소법 개정안’은 재난 시 정부 방역조치로 소득이 급감한 이들에게 대출 원금 감면 등을 해준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소법 개정안은 재난 상황에서 금융위가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은행법과 내용은 비슷하나 적용 대상이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대된다.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영업 제한 등이 시행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지원책을 적용하자는 게 개정 취지다.
이에 대해 소관 부처인 금융위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무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재난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원조치를 규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은행의 대출원금 감면 등을 의무화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 은행의 건전성 저해, 다른 금융소비자로의 비용 전가 등 비판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꼽았다.
또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자문에 있어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나 협상력이 불리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취지로 제정된 것으로, 재난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원조치를 규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앞서 금융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은행 입장에서 좋을 수 없는 법이기에 우려는 예상했다”면서도 “은행에 빚을 탕감하라거나 보상을 강제하는 법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재발할 경우 신속한 지원을 위한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며 “어떤 규모로 지원할지는 금융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다. 탕감이라는 표현은 법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은 금융위의 승인 없이는 은행이 지원규모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며 “배임 등의 우려가 없이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착한임대인 등의 지원을 신속히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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