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족들은 고인이 2008년 약속한 1조원 규모의 사회환원을 이행하기 위해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에 쓰기로 했다.
미래 사회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대두된 감염병 확산 방지와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국내에서만 매년 수백 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이 회장이 생전에 약속한 사회환원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는 데 뜻을 모았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
재계에서는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유족들이 이 회장의 약속을 이행한 것, 그리고 감염병과 소아암·희귀질환 등 의료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야에 쓰기로 한 것 모두가 오래 기억될 '아름다운 상속'의 새로운 전례가 될 것이란 평가다.
유족들이 이 같이 뜻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이 평소 △인간존중 △상생 △인류사회 공헌의 경영철학에 기반해 의료 분야에 대한 사회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족들이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사업에 총 3000억원을 내놓기로 한 것도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돈이 없어 고귀한 생명을 잃는 어린이가 있어선 절대로 안 된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다.
이는 고인의 '인간과 생명 존중' 경영 철학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며, 남다른 '어린이 사랑'도 반영한 것이란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유족들은 이런 뜻을 받들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시에 소아암과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를 후원함으로써 긴 안목에서 '희망'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백혈병과 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600억원을 지원한다.
아울러 수익성이 낮아 기업들이 꺼리는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900억원을 내놓아 장기적으로 더 많은 환아들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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