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에 인터넷은행 설립 허용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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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04-2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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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연합회, 내달 금융당국에 건의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은행연합회가 이르면 다음달 중 금융당국에 금융지주 계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허가와 관련한 의견을 전달한다. 기존 은행의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모바일뱅킹 플랫폼으로는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판단에서다.

28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다음달 중 금융당국에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6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김 회장과 주요 은행장들은 금융지주사 계열 인터넷은행 등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회장은 “은행마다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의견수렴을 마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금융지주들도 별다른 규제 없이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는데, 우리나라 (은행들)도 이제 스핀오프(Spin-Off) 해봐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은 인터넷은행 설립 자격 요건에 대해 별다른 규제가 없다. 일례로 미국은 법적으로 인터넷은행을 일반은행과 구분해 정의하고 있지 않다. 기존 은행이 사업모델을 전환해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하거나, 기존 은행 내 사업부 형태로 인터넷은행을 영위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현행 금융지주회사법과 시행령상 금융지주사가 100%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갖는 데 법적 제약은 없다. 다만 금융당국의 ‘경쟁도 평가’에서 은행업의 경쟁도가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와야 추가 인허가 논의가 본격화된다.

국내 금융지주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인터넷은행 자회사 설립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오프라인 점포망 기반의 전통 은행만으로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비대면 기반 인터넷은행과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공세에 맞서 쏠(SOL·신한은행), 스타뱅킹(KB국민은행), 하나원큐(하나은행), 원뱅킹(우리은행) 등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바일뱅킹은 은행의 디지털 사업 부문 중 하나로만 운영되는 데다, ‘종합금융서비스’를 표방하다 보니 인터넷은행 플랫폼보다 편의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은행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점을 통한 대면 서비스를 유지하라는 압박도 받고 있어, 비대면 채널 강화에 인력, 비용 등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설립하면 금융지주로서는 ‘디지털 전환’이 어느 정도 완성되며, 예금과 대출 등 간단한 앱 구성을 통해 미래 주고객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공략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 간 공정경쟁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수신 금리 인상 등 소비자 혜택 확대도 기대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덩치가 큰 기존 은행보다 몸집이 가볍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비대면 금융거래에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며 “기존 은행은 모바일뱅킹을 통해 예·적금, 대출, 펀드, 자산관리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공적인 역할을 하고,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Thin-filer·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 등에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는 ‘챌린저뱅크’로 키우는 식으로 지주 내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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